'물가 안정' 기조에 발 묶였던 식품업계…결국 꺼낸 가격 인상 카드
고환율·국제 정세 불안 장기화에 누적된 부담…식품업계 버티기 한계
CJ제일제당·오뚜기·사조 등 주요 식품 기업도 잇단 가격 조정…최대 20% 인상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고환율 장기화 및 누적된 비용 부담에 식품업계가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조정을 최소화해왔지만, 각종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더는 이를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오뚜기·사조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이달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그간 각종 비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감내해왔지만 누적된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097950)은 이달 30일 대형마트와 다음 달 1일 편의점 채널에서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대표 제품인 햇반은 12%, 만두는 4.6%, 생선구이는 8.4% 오른다.
오뚜기(007310)와 사조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는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반영해 16일부터 카레·당면·케첩·후추 등 29개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인상했다.
사조도 다음 달 3일부터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를 최대 20% 올린다. 품목별로는 참치캔이 10%, 꽁치·고등어 등 수산캔이 20% 인상된다. 고추장·된장·쌈장 등 장류와 참기름·들기름 등 식용유지 제품 가격도 각각 12% 오를 예정이다.
주요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배경에는 고환율과 원재료·포장재 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밀·향신료·토마토 페이스트 등 주요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해상운임과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인건비와 전기·가스요금까지 오르면서 전반적인 생산·유통 비용 부담도 한층 확대됐다.
그간 업계는 올해 초부터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됐음에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특히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 조정 시기를 늦추거나 자체적으로 비용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누적된 원가 부담이 한계에 이르면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을 단순한 '줄인상'으로 보기보다 장기간 누적된 비용 상승이 현실화된 결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중이 높아 환율과 국제 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부담 등 추가 비용 요인도 남아 있어 업계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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