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일했는데 전화 한 통으로 실직"…홈플러스 문화센터 강사료 '안갯속'

여름학기 5~6주 수업했지만 강사료 지급 안내 없어
후불 정산 및 프리랜서 계약 구조…보호 공백 지적

16일 서울 홈플러스 강서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는 이날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필요한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에 대해 전액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2026.7.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15년 동안 평생직장처럼 일했는데, 전화 한 통으로 당장 수업을 못 하게 됐습니다. 이미 진행한 강사료를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 3개 지점에서 15년간 강사로 일해 온 A 씨는 17일 <뉴스1>에 갑작스러운 휴강 통보를 받은 뒤 이미 진행한 수업의 강사료 지급 여부조차 안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대형마트 전 점포의 임시휴업에 들어가면서 문화센터 수강생 환불에 이어 강사료 지급과 강사들의 생계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회사는 강사료 지급 시점과 정산 기준, 향후 계약 등에 관한 구체적인 방침을 아직 강사들에게 안내하지 않았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대형마트 점포에서 영유아와 어린이, 성인을 대상으로 교육·취미 강좌를 운영해 왔다. 영유아 놀이와 어린이 예체능, 성인 운동·공예·요리 등 강좌가 개설됐으며 장기간 여러 지점에 출강한 강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13일 수업을 준비하던 중 전화로 휴강 통보를 받았다"며 "이후에도 강사료 지급이나 강좌 재개 여부에 관한 별도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점포 임시휴업 이후 여름학기 강좌를 중단했다. 수강생에게는 일부 환불 방법을 공지했지만, 강사들에게는 강사료 지급과 계약 유지 여부, 강좌 재개 일정 등을 별도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등 일부 강사는 학기 수업을 진행한 뒤 강사료를 정산받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A 씨는 봄학기인 3~5월 강사료를 지난 5월 25일 받았지만, 6월 시작된 여름학기 강사료는 당초 오는 8월 25일 지급될 예정이었다.

전 점포 휴업으로 여름학기 강좌가 중단되면서 이미 진행한 수업의 강사료가 예정대로 지급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일부 강사는 여름학기 강좌를 5~6주가량 진행했으며, 점포별로 조기 폐강이나 수강생 환불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A 씨는 "최근까지 강사료는 차질 없이 지급됐지만 이번 여름학기 강사료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할 곳이 없다"며 "담당 직원들의 상황도 불투명해 문의하기조차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홈플러스 강서점이 임시 휴업에 돌입, 매장 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는 이날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필요한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에 대해 전액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2026.7.16 ⓒ 뉴스1 안은나 기자
직원도 회원도 아닌 '강사'…대부분이 프리랜서로 형태로 근로해 와

지난 16일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에 합의하면서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은 커졌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메리츠가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합의가 문화센터 강사료 지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오는 20일 제기할 즉시항고를 법원이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해야 하며, DIP 집행에도 법원 허가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홈플러스 문화센터 강사 상당수는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임직원이 아니라 위촉·프리랜서 형태로 수업했다. 강사별 계약 내용과 실제 업무 방식에 따라 근로자성 및 미지급 강사료의 법적 성격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임금채권으로 인정되는지 일반 용역대금 채권으로 분류되는지에 따라 변제 순서와 지급 가능성이 갈릴 수 있다.

강사들은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임금체불 구제 절차와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A 씨는 "근로자로 인정되는 직원들은 미지급 임금에 대한 보호 제도가 있지만 강사들은 자신의 법적 지위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강사료가 어떤 채권으로 분류되고 언제 지급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사료의 법적 성격은 계약 명칭보다 회사의 지휘·감독 여부, 업무 수행 방식, 강의 제공 시점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운영 점포와 강좌 수가 많아 여러 지점에서 장기간 수업한 강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유통업체 문화센터에는 기존 강사진이 있고 학기 단위 강좌 편성도 대부분 끝나 대체 강의처를 찾기 어렵다는 게 강사들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측은 문화센터 강사료 지급 여부와 시점, 정산 기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