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떨이 세일' 뒤 휴업 선언한 홈플러스…이번주 운명의 시한

상품 부족·고객 감소로 정상 운영 차질
20일 즉시항고 시한 앞두고 견련파산 등 청산 가능성 거론

5일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내 매장의 모습. 2026.7.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13일부터 본사와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오는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회생이 아닌 파산과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영업을 중단한 37개 점포에 이어, 영업을 이어오던 67개 대형마트 점포도 이날부터 상황 변화가 있을 때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더 이상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보안 및 안전 유지를 위해 13일부터 상황 변화가 있을 때까지 본사 및 대형마트 매장 모두 임시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회사는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돼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전기·수도 등 매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쇼핑몰 부문은 입점업체가 영업을 희망할 경우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입점업체의 영업이 계속되는 점포에 대해서는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휴업은 상품 부족과 고객 감소로 매장 운영이 사실상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이뤄졌다.

지난 주말 일부 점포에서는 주류와 생활용품 등을 반값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기는 등 고객이 일시적으로 몰렸다. 그러나 신선식품과 냉동식품, 생필품 등 주요 매대의 상품 부족은 여전했고, 할인 판매가 끝난 뒤 매장 곳곳에는 빈 매대가 남았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홈플러스 점포의 텅 빈 식품 매대와 문을 닫은 입점업체를 촬영한 사진도 잇따라 올라왔다.

홈플러스와 함께 영업해 온 의류점과 음식점, 생활편의시설 가운데 일부가 이미 휴점하거나 철수했다는 소식도 연이어 전해졌다. 다만 재고와 입점업체 운영 상황은 점포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내 매장의 모습. 2026.7.5 ⓒ 뉴스1 김진환 기자
20일 항고 시한…업계선 주중 파산 신청 관측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은 오는 20일까지다. 회생절차를 되살리려면 최소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등을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와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실질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한을 기다리기보다 이번 주중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생절차 폐지 이후 별도의 법인파산 절차를 새로 밟기보다 기존 회생사건과 연계해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이 회사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이른바 '견련파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홈플러스는 파산 신청 여부나 구체적인 절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회사가 신청하지 않더라도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거나 채권자가 별도의 법인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

파산 신청이 곧바로 전 점포의 폐점이나 파산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파산이 선고되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회사의 영업과 자산을 관리하며 점포 운영과 자산 처분, 채권 변제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파산 절차가 현실화하면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납품 대금과 임금, 입점업체 정산금 등 이해관계자들의 채권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요 자산에 담보권이 설정된 만큼 한정된 재원을 둘러싼 채권자 간 이해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회생 가능성보다 임직원과 납품업체, 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공급과 시설관리 기능이 추가로 약화하면 공식적인 폐점 결정 전에도 일부 점포의 영업 기능이 사실상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