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서울 한복판서 남프랑스 여행을"…시간을 디자인하는 백화점
더현대서울 '비바 리비에라' 디자인 총괄 정민규 책임 인터뷰
지중해 연안 살구빛 건물 재현…"공간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공간은 풍경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시간을 디자인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비바 리비에라' 프로젝트를 총괄한 정민규 VMD팀 책임 디자이너는 지난 8일 뉴스1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중해 특유의 빛, 예술, 그리고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서울 한복판에서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리비에라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지역을 이르는 말로 니스, 모나코, 에즈, 칸, 생트로페 등 예술과 휴양으로 유명한 해안 도시들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올여름 더현대 서울이 선보인 실내 정원 사운즈포레스트는 이러한 남프랑스 해변 풍경을 담은 여름 시장을 콘셉트로 했다.
정 책임은 "올해 리비에라 테마는 살굿빛 건물과 지중해의 빛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휴식이었다"며 "공간의 색채와 소재뿐 아니라 음악, 향, 식물, 오브제, 빛의 분위기, 고객 동선까지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연결되도록 디렉팅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의 최고급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 오프라인 쇼룸이 자리했다. 라 그랑드 에피세리는 현대백화점(069960)과 올 3월 업무협약을 맺고 온라인몰 더현대하이에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이번 쇼룸은 모렐 버섯과 파스타면 등 30여 개 상품을 비치해 두고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살굿빛 벽과 옥빛 갤러리창(볼레), 진한 분홍색의 부겐빌레아꽃이 어우러진 쇼룸은 마치 동화처럼 밝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옆에는 실제 오렌지를 상자째 들여놓아 은은한 오렌지 향이 공간을 채웠다. 물건을 구경하다 쇼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종종 보였다.
정 책임은 "단순히 리비에라 풍경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곳의 라이프스타일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동선 사이를 휴게 공간처럼 꾸며 그사이를 골목처럼 만들었다"고 했다.
곳곳에는 프랑스어로 적힌 키오스크(매대)를 놓고 리비에라 8개 도시 모습의 그래픽을 붙여 디테일을 살렸다. 각 키오스크에는 실제로 현지에서 판매하는 쿠키, 잼, 뷰티, 와인, 주얼리 등 제품을 진열해 현지 식문화와 일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한 브랜드는 총 55개로, 주기적으로 교체해 구경하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정 책임은 작년에 리비에라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리비에라를 처음 마주했던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였다"며 "여행에서 마주한 빛과 색, 골목의 비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방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공간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리비에라다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여백을 남기는 일에 더 초점을 맞췄다. 마을 곳곳에 내걸린 빨랫줄을 재현하려던 구상은 고민 끝에 제외했고, 벽을 페인팅할 때도 깔끔한 마감보다는 다소 투박한 작업을 요청했다.
정 책임은 "고객들이 '오늘 잠깐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어'라는 기억을 가져간다면 이 공간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이 매년 새로운 휴양지를 선보이는 이유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의 하루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간 브랜딩과 디자인은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라며 "앞으로 백화점은 '무엇을 파는가'보다 '어떤 시간을 선물하는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바 리비에라 행사는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된다. 여름 행사가 끝나고 나면 현대백화점 공간 디자이너들은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올겨울 디자인은 3층 이상의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준비하는 만큼, 현대백화점은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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