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쿠팡 차별" 美하원 법사 보고서 뭐길래…'의회 내 검찰'
워싱턴의 저승사자…워터게이트부터 빅테크 독점 폭로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는 단순 의견서를 넘어 법원 영장에 준하는 강제 소환권과 자료 제출 요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국제적 파급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법사위는 1일(현지시간) 발간한 35쪽 분량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외국 기업을 겨냥해 모든 규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 회사에 대한 공격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과도한 과징금과 강압적인 조사·규제를 부과해 한국 경쟁업체를 보호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최근 62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는 "쿠팡은 한국 규제 당국에 의해 지속적으로 표적이 됐고 적대적인 규제, 불공정한 집행 관행, 한국 경쟁 회사엔 부과되지 않는 과도한 벌금을 부과받았다"며 쿠팡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 증언 내용과 '개인정보 회수 지시 공방'을 벌인 국정원과 쿠팡 측 통화 횟수가 230회에 이른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 하원 법사위는 사법·무역·반독점 등 분야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기업·정부기관 등을 상대로 내부 이메일과 메신저 기록, 회의록 등 자료를 강제로 제출받을 수 있다. 또 법원 승인 없이도 강제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의회모독죄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조사관들이 최소 수개월부터 수년에 거쳐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하원 법사위 보고서가 명성을 얻은 사례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발단이 된 닉슨 대통령 탄핵 조사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백악관 집무실 녹음 테이프 등을 바탕으로 닉슨 대통령의 사법 방해와 권력 남용을 폭로해 결국 자진 사임을 이끌어냈다.
2020년 애플과 구글 등을 상대로 발간한 450페이지짜리 '빅테크 반독점 보고서'에서는 독점력 남용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명했다. 이후 미국 법무부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과 메타를 대상으로 독점 소송에 돌입했다.
2024년에는 이른바 '일론 머스크 압박 조사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 당시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를 표적·조사해 괴롭혔다는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이는 행정부의 과도한 기업 조사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REINS act) 제정 시도로 번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사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검사, 변호사 출신 베테랑으로 기업이나 공직자를 불러놓고 송곳 취조와 심층 조사를 벌여 사실상 '의회의 검찰'로 볼 수 있다"며 "법사위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가 간 무역 여건까지 영향을 미쳐 정책적 파급력이 크다"고 전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