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덕에 실적 좋았는데"…지난해 백화점 3사 신규 채용 반토막

외국인 관광객·럭셔리 매출 덕에 영업익 뛰었는데…높아진 채용문턱
"인력 확장형 성장 끝났다"…AI·전문직 위주 '핀셋 채용' 전환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규 채용 규모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성장세가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던 과거의 관행이 깨진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일 각 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 백화점 부문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4년 103명에서 2025년 63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004170)의 (백화점부문)은 221명에서 88명으로, 현대백화점(069960)은 403명에서 203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3사 모두 신규 채용 규모가 절반 안팎으로 축소된 셈이다.

실적 '쾌속 질주'…성장 동력은 인력보다 집객력

백화점 업계의 채용 축소는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 매출은 3조33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고, 영업이익은 27.7% 증가한 5042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별도 기준 순매출 2조6747억 원(1% 증가), 영업이익 4061억 원(0.4% 증가)을 나타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별도 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0.1% 늘어난 2조4377억 원, 영업이익은 9.6% 신장한 3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롯데백화점의 순매출은 8.2% 증가한 8723억 원, 신세계백화점은 12.4% 늘어난 7409억 원, 현대백화점은 7.4% 오른 6325억 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순매출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 역시 롯데백화점 1912억 원(47.1%↑), 신세계백화점 1410억 원(30.7%↑), 현대백화점 1358억 원(39.7%↑)으로 크게 뛰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성장의 배경으로 △핵심 점포의 집객력 △외국인 관광객 매출 확대 △고마진 럭셔리 상품군의 선전을 꼽는다.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영업망을 확장하는 인력 확장형 성장 없이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AI·전문직 위주 채용…신규 출점 줄고 이직·퇴사율도 영향

채용 트렌드가 최근 급부상하는 'AI'와 맞물려 '전문가' 중심으로 바뀐 것도 영향이 크다. 각 업체마다 AI 활용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단순 반복 업무 등은 AI를 활용해 자동화하고 있어 신입 채용을 줄였다는 평가다.

최근 호실적이 외부 변수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되는 고환율로 우리나라가 '명품 가성비 성지'로 떠올랐지만,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고정비 부담을 키우는 신규 채용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업계 신규 출점 축소와 함께 기존 직원의 이직·퇴사율 감소한 점이 채용 규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단순한 인원 충원보다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 인재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