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야"…대주주·채권단 책임공방 속 홈플러스 이번 주 회생 기로
2000억 DIP 조달 난항에 법원 30일까지 '회생절차 폐지' 의견 조회 송부
MBK "메리츠, 유일 자금 출처"vs메리츠 "MBK 보증 없인 불가" 평행선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홈플러스가 청산의 벼랑 끝에 섰다. 회생의 전제 조건인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을 두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메리츠금융그룹 간의 '네 탓 공방'이 지속되고 있고, 법원은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의 자금 조달 계획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채권자, 주주, 노조, 근로자 대표 등에 30일까지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의견 조회를 송부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다음 달 3일을 앞두고 회생 지속 가능성을 최종 점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했다.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납품을 거부하고 있고, 겨우 PB상품으로 매대를 채우고 있다. 최근에는 PB상품마저도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임금도 비정상적 방식으로 지급되고 있다. 지난 4, 5월 임금도 밀려있다가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의 매각 대금이 들어와 겨우 지급했는데, 6월 임금 지급 여부는 물음표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DIP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 그러나 대주주와 채권단이 서로 평행선을 지속하면서 자금 마련은 난항을 겪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금융그룹이 DIP 자금의 유일한 출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메리츠는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보유하고 있어, 홈플러스가 청산해도 채권과 이자를 전부 회수할 수 있다 보고 있다.
또 다른 금융기관에 신규 자금을 받기에는 우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의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메리츠 외에는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MBK가 직접 해결하라는 주장에는 이미 홈플러스에 4000억 원 규모의 재정적 부담을 져 추가 출연에 부담을 표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는 홈플러스 부실의 근본 원인이 MBK에 있는 만큼 MBK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의 재산 규모를 언급하면서 충분히 자금을 댈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는 MBK가 요구한 2000억 원 중 1000억 원 투입은 결정했으나,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필수 조건으로 밝혔다. 부실 기업에 보증 없이 자금을 투입할 경우 배임 우려가 있다는 논리다.
메리츠는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주주들께 올리는 글'을 게재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1000억 원 투입 결정 배경을 밝히면서도 MBK 보증을 필수 조건으로 재차 못 박았다.
법원은 지난 3월과 5월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를 연장한 바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회생절차는 원칙적으로 1년이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최대 6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다.
앞선 두차례 연장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이 가시화했기 때문이지만, SSM 사업부 매각을 완료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홈플러스는 잔존사업부도 매각을 시도 중이지만, 뚜렷한 후보군은 보이지 않아 연장의 명분이 약하다.
의견 조회 송부는 통상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기 전 진행하는 절차로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 협력사·입점점주 모임인 '한마음협의회' 등은 정부의 행정 및 금융 중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역시 메리츠를 상대로 추가 항의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00억 원 조달을 못하면 법원은 파산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연장을 안 하면 바로 청산 절차로 보낼 것 같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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