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잘 나가는 K김의 고민…대기업들이 육상양식에 꽂힌 이유
K김 열풍에 수출은 급증했는데…커지는 생산 안정성 고민
고수온·이상기후에 생산 변수 확대…육상양식 김 대안 부상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김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최근 식품업계에서 '육상양식 김'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김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1억 달러(약 1조 6600억 원)를 돌파한 가운데 CJ제일제당·대상·풀무원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식품 중 하나입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양식되는 만큼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식품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육상양식 김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예상보다 빠르게 커진 K-김 열풍이 있습니다. 과거 김은 국내 소비 비중이 높은 식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K-김은 미국·일본·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등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출 식품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캐리어에 조미김을 가득 담아가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습니다.
문제는 수요가 늘어나는 속도와 생산 환경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재 김 생산은 대부분 바다 양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온이 높아지거나 해황이 달라지면 생산량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고수온 현상과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업계의 우려도 커졌습니다.
해외에서는 더 많은 김을 찾고 있지만 정작 생산은 날씨 영향을 크게 받다 보니 기업들 입장에서는 늘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육상양식은 단순한 신사업이라기보다 원재료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육상양식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육상양식은 실내 수조에서 온도·염도·빛 등을 인공적으로 조절하며 김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기상 여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생산량과 품질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물론 육상양식 김이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시설 투자 비용과 전기료 등 넘어야 할 '경제성'의 문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아직은 기술 검증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식품기업들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현재보다 미래에 있습니다. 당장 바다 양식을 육상 방식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기후변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새로운 생산 방식을 미리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식품 대기업들이 육상양식 김에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미래를 위한 대비에 가깝습니다. K-김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생산 환경의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입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김 육상양식을 위한 R&D 센터를 짓거나 상업화를 위한 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어쩌면 바다에서 자라던 김을 언젠가는 육지의 최첨단 생산시설에서 키워 먹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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