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합의에 호르무즈 통행 재개 기대…뷰티·패션 원가 부담 덜까
"원부자재·물류비 안정 기대감"…패션 업계 FW 앞두고 촉각
핵 협상 남아 '완전 정상화보다 리스크 완화에 무게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도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상업 선박 통행 재개가 추진되자 국내 뷰티·패션 업계가 하반기 원가 부담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합의 소식 이후 국제유가가 4%대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걷히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다. 봉쇄 리스크가 커질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선박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석유화학 기반 원부자재와 포장재 비중이 높은 화장품·패션 기업들은 물류비와 원재료비 변동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합의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 선박에 다시 개방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국내 뷰티 및 패션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화장품 업계는 원료·용기·포장재·물류비 전반에서 간접적인 비용 완화 가능성을 보고 있다.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에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기반 소재가 다수 활용되는 만큼 유가 안정은 원부자재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원부자재 수급 안정이 고객사의 발주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콜마(161890) 관계자는 "이번 종전 합의가 유가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원유 기반의 원부자재 수급과 원가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 진행 경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ODM 업체 관계자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 완화도 있겠지만 나프타 등 기존 용기 원료의 수급이 좀 더 원활해질 경우 고객사들도 지정학적 부담 없이 주문을 확대할 수 있다"며 "해외 수요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속적으로 중동 상황이 안정화되면 K뷰티 진출국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사들은 물류 정상화 여부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현지 배송 상황을 점검해온 만큼 실제 물류 서비스 재개 시점과 특송사 운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란 종전 협상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실제 물류 서비스 정상화 여부 및 재개 시점 등을 포함해 현지 배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아모레몰 주문 재개 여부는 특송사(DHL) 등 물류 서비스 운영 상황과 현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동 지역 정세 안정과 물류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국제 유가 및 운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는 국제 정세 외에도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나 사업 영향을 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051900)도 중동 정세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원부자재를 외부 석유화학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어서 중동 정세 정상화가 원부자재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며 "이미 원부자재 가격은 많이 상승한 상황으로, 중동 정세의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도 하반기 원가 부담 완화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패션 기업들은 본격적인 가을·겨울 시즌 준비를 앞두고 원단, 부자재, 완제품 수입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가 현실화될 경우 수입 원가와 해상운임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본격적인 가을·겨울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인 8월 전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된다면 수입원가 및 물류비 부담이 완화돼 하반기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뷰티사업의 경우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인해 물류비 및 원재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K-뷰티의 중동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환경의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원부자재 조달 및 물류 운영 계획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는 유가뿐 아니라 환율, 선복 상황, 계약 단가, 재고 수준 등 복합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또 미국과 이란 간 핵 문제는 별도 협상 과제로 남아 있어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완전 정상화'보다는 '리스크 완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세부 쟁점은 향후 60일간 추가 협상을 통해 다뤄질 예정으로 전해졌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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