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민감 정보 없는데"…쿠팡 역대 최대 과징금에 '갑론을박'
"카카오·LG유플러스·구글·메타 등과 비교할 때 과도"
36조 매출액의 1.8% 수준 과징금…쿠팡, 법정서 소명할까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및 무단 정보 수집으로 6000억 원대의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타사 사례와 비교할 때 비례 원칙에 어긋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11일 3750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에 대해 과징금 6246억8100만 원과 과태료 1680만 원 부과를 의결했다.
개보위는 인증 서명키 관리 및 접근 통제 소홀 등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해 대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초래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4235억7500만 원, 법적 근거 없이 무단으로 타사 온라인 활동 기록을 수집한 데 대해 과징금 2011억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개보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은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을 제외한 역대 최대 과징금은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해킹 사태로 이용자 2324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부과한 과징금 1347억9100만 원과 과태료 960만 원이었다.
개보위는 유출 사고가 발생한 한국 쿠팡 법인의 3개년도 평균 매출 36조 원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다. 쿠팡의 총과징금은 매출액의 약 1.8%,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은 1.2%에 상당한다. SK텔레콤에 부과한 과징금은 매출 17조 원의 0.8% 수준에 해당했다는 점과 비교할 때 과중한 셈이다.
쿠팡은 심의 과정에서 이번 사고가 일반적인 유출 사고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직 직원이 재직 중 알게 된 서명키 정보를 퇴사 후 악용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불법 침입해 정보를 빼가는 경우와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보위는 기본적인 내부 보안 관리에 미흡하고 접근 통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 쿠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해커의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된 여타 기업들의 과징금 규모를 볼 때 쿠팡에 부과한 액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제시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 정보가 유출된 카카오의 과징금은 151억 원, 3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LG유플러스는 6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게다가 이용자의 활동 내역과 개인정보를 광고에 활용한 구글·메타가 각각 692억 원과 3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점과 비교해도 쿠팡은 온라인 활동 기록을 수집하는 데 20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또한 단순 연락처뿐 아니라 혼인·가족·직장·학력 등 민감한 42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듀오는 12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쿠팡은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에 그쳤다는 점에서 민감도도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개보위 관계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는 법상 사상·신념, 정당 활동의 내역 등과 달리 민감정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국민들의 일상생활 관련된 실주소가 광범위하게 유출돼 위반 행위의 중대성을 판단할 적에 충분히 고려가 됐다"고 말했다.
쿠팡이 해킹 공격의 피해자이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고려되지 않았다.
개보위는 "아직 확인이 안 됐을 뿐이지 정보가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사이버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징금 규모를 정하는 게 맞냐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차 피해, 민감 정보 여부 등을 면밀하게 살피지 않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범위가 넓고 실생활에 밀접한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과징금을 산출한 것 같다"며 "향후 법정 공방이 이뤄진다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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