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버거·치킨까지…가격 올리고 양 줄이는 외식업계

"더이상 못 버틴다"…더벤티·롯데리아 가격 올리고 굽네는 중량 조정
원재료·인건비 상승에 수익성 방어 본격화…"소비자 외식 부담 높아질 듯"

31일 서울역 내 롯데리아(오른쪽)와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2025.3.31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고물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왔지만 누적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방어를 위한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버거·치킨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에 나서며 원가 부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커피·버거·치킨까지…외식업계 원가 부담 현실화

먼저 저가 커피 브랜드 4대장 더벤티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동결했지만 라떼와 에이드 등 주요 음료 가격을 조정하며 원재료비와 운영비 상승 부담을 반영했다.

롯데리아도 최근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 등 대표 메뉴를 비롯해 일부 버거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100~300원씩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 대신 중량 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굽네치킨은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순살 메뉴에 사용되는 닭다리살 부분육의 조리 전 중량 기준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변경한다고 안내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외식 원재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인건비·물류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버거업계는 소고기 패티·번·채소류·소스류 등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물류비와 인건비·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다. 커피업계 역시 국제 원두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겹치며 원가 압박이 심화된 상황이다.

치킨업계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육 수급이 불안정해진 데다 닭다리살 등 선호 부위 가격 상승, 식용유·포장재 가격 인상 및 인건비 증가 등이 겹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24일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의 메뉴판. 2026.2.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외식비 부담 커지나…체감물가 상승 우려

이처럼 외식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오르거나 제공량이 줄어들 경우 같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과 육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인건비·물류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도 좀처럼 낮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은행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부담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면서 외식 물가 상승 압력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부담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어 외식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쉽게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한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부담 역시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