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늘었는데, 대출 이자 부담에…이랜드리테일, 1200억 순손실 늪
영업익 24%↑ 늘었지만, 판관비 '마른수건짜기'
이자 비용 영업익 3배 지출…단기 부채도 70%↑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이랜드리테일이 본업에서 비용을 줄이며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대출 이자 부담에 1200억 대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 부채가 늘어나면서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3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 소폭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72억 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외형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이른바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의 비용 절감 효과라는 평가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69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1억 원 급감했다. 한 해 영업이익보다 더 큰 규모의 비용을 줄여서 만들어낸 결과다.
본업에서 어렵게 벌어들인 돈은 이자로 빠져나가는 중이다. 금융, 투자 등 부수적인 활동을 모두 포함한 당기순손실은 1203억 원으로 전년도(1678억 원 적자)에 이어 대규모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지출된 금융비용만 1383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실제 이자 지급으로 지출된 현금만 1149억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온전히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쓰인 셈이다.
관계기업 실적 부진도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손실은 232억 원으로 전년 95억 원보다 확대됐다.
차입금 만기 구조도 단기화 하고 있다. 비교적 상환 여유가 있는 장기차입금은 전년도 1조4338억 원에서 지난해 1조553억 원으로 줄어들었지만,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및 사채는 5031억 원에서 8463억 원으로 70% 가량 급증했다.
단기 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현금 유동성 부담도 높아졌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도 765억 원에서 554억 원으로 210억 원 가량 줄어들며 곳간이 말라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랜드리테일은 지배기업인 이랜드월드와 관계기업인 이랜드파크의 '자금줄' 역할을 수행 중이다. 계열사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갚아주거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자금보충약정' 규모만 4485억 원에 달한다.
자회사 실적을 걷어낸 이랜드리테일의 별도 기준 실적은 본업의 위기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별도 기준 매출은 74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손실은 324억 원을 기록해 전년(283억 원 적자)보다 오히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마트 업계 경영 환경이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은데, 현금 유동성도 떨어지면 리스크가 작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물류 센터 화재 등도 악재도 있어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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