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파트너가 먼저"…스타벅스 '2시 빙수'가 던진 메시지
스타벅스, 컵빙수 2종 첫 출시…골든타임 피해 오후 2시 이후 판매
빙수 인기에 업무 부담 가중…수익 극대화 대신 직원 근무 환경 고려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때 이른 무더위에 혼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1인용 컵빙수가 인기입니다. 그런데 국내 최대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에서는 빙수를 오후 2시가 넘어야만 만날 수 있습니다. 시원한 음료가 절실한 점심시간에 빙수 판매를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타벅스는 지난달 24일 여름 한정으로 빙수 신메뉴 2종을 출시했습니다. 통팥과 우유 얼음 위에 시리얼, 인절미 크림, 찹쌀떡을 올린 레드빈 빙수, 망고와 요거트 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애플망고 빙수입니다. 신메뉴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만 판매합니다.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빙수 제품을 선보인 건 처음입니다. 때 이른 무더위에 고물가 영향까지 겹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음료와 디저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빙수의 인기가 뜨겁기 때문입니다.
달아오른 열기만큼 경쟁도 치열합니다. 지난해 메가MGC커피가 컵빙수 시리즈로 열풍을 주도한 데 더해 올해는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등 중대형 브랜드도 전면 가세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출시된 빙수만 10여종이 넘습니다.
사실 카페 입장에서 빙수는 '남는 게 적은' 메뉴입니다. 다양한 토핑과 과일 등 원물 비중이 높아 마진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빙수를 선보이는 건 무더운 여름철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미끼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름철에는 빙수가 없으면 손님이 발길을 돌릴 정도"라며 "판매량과는 별개로 일단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화려한 빙수 전쟁 이면에는 직원들의 고충이 숨어 있습니다. 재료를 층층이 쌓고 정교하게 장식해야 하는 빙수는 제조 과정이 까다로운 메뉴입니다. 이는 고스란히 직원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라면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후 2시 이후에만 빙수를 판매하는 스타벅스 정책은 이러한 '업무 과부하'를 고려한 결정입니다. 밀려드는 커피 주문만으로도 숨 가쁜 시간에 빙수 제조까지 더해질 경우, 파트너의 노동 강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까지 저하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적기에 파트너의 근무 환경을 우선해 '판매 제한'이라는 결단을 내린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합니다.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 환경을 택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스타벅스는 매장 직원을 '파트너'로 부르며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탄탄한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파트너는 음료뿐만 아니라 신세계 계열사 할인 혜택을 누리고, 육아휴직 보장과 자기 계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습니다.
스타벅스의 빙수 판매 전략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실적 향상'과 '근무 환경' 두 가치가 충돌할 때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커피 전문점 10만개 시대를 맞이한 카페 업계가 한 번쯤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ausur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