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1만원 시대…'가성비' 버거 잘 팔리더니 실적도 고공행진

롯데GRS 8년 만에 매출 1조 재돌파…버거킹·맘스터치·KFC도 호실적
외식 물가 상승 속 점심값 부담 커진다…'단품 5000원대' 버거 경쟁력 부상

게릴라 버거 트럭 앞에 신제품을 맛보려는 시민들이 모여있는 모습. (버거킹 제공) 2026.4.1 ⓒ 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고물가 여파로 외식업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햄버거 업계는 오히려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빠르게 치솟은 외식 물가 속에서 햄버거가 '가성비 점심'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버거업계, 매출·영업익 줄줄이 두 자릿수 성장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일제히 매출·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매출 1조 1189억 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다시 '1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10억 원으로 약 30.6% 증가했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매출은 8922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늘어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맘스터치 운영사 맘스터치앤컴퍼니도 매출은 47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97억 원으로 22.2% 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소비자 결제액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KFC도 지난해 29.3% 증가한 37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50.87% 증가한 2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한국맥도날드 역시 업계에서는 호실적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음식인 칼국수가 한 그릇에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외식물가가 오르고 있다. 2026.2.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외식값 1만 원 시대…"버거가 가성비 점심 메뉴"

버거업계 호실적의 배경에는 가파르게 치솟는 외식 물가 상승이 있다. 전통적인 점심 메뉴 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1만 원을 웃도는 사례가 늘어난 반면 햄버거 세트 메뉴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장면은 7692원, 삼겹살(200g)은 2만1141원을 기록했으며 칼국수(9962원)·비빔밥(1만 1615원)도 1만 원대 안팎의 가격을 기록했다.

반면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가성비 메뉴'로 재평가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교 지표로 꼽히는 '빅맥 지수'를 보면 맥도날드 '빅맥'은 최근 가격 인상에도 단품 5700원, 세트 7600원 수준으로 외식 평균 대비 부담이 낮은 편에 속한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화문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은 점심 한 끼 먹으려면 기본 1만 원은 넘는다"며 "가격 부담 때문에 국밥이나 칼국수 대신 햄버거 세트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버거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외식 물가 전반의 상승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햄버거로 쏠리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