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공급망 불안에 화장품업계 긴장…"장기화 시 차질 우려"
홍해 항로 흔들리면 원유·물류·환율 부담 동시 확대
ODM·OEM은 '상황관리' 나서…인디 브랜드 부담 가중될 수도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의 전쟁 참여 선언으로 홍해 항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화장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당장 원재료 수급에 큰 차질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포장재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즉각적인 공급 차질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될 비용 부담이 더 큰 변수라는 분석이다.
홍해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로로, 유럽 수출 물량이 통과하는 핵심 바닷길이다. 주요 수입품인 원유와 수출 주요 거래처로 향하는 해상 운송로가 동시에 흔들릴 경우 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ODM·OEM 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공급 차질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전쟁 장기화 시 단가 인상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재료 공급 부담이 확대되면 플라스틱 가공업체는 물론, 용기·포장재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산업 전반으로 비용 압박이 확산될 수 있다. 원가 상승과 물류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생산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장품은 내용물뿐 아니라 용기·포장재 비중이 높아 석유화학발 충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구조다.
한국콜마(161890) 관계자는 "홍해 경로를 통한 원유 수급에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석유화학 기업들에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영향이 결국 제조사에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현재 원재료 수급에는 문제없으나,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포장재 원자재 수급에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콜마는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 연우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만큼 관련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확보한 원료로 대응이 가능하더라도,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장기간 이상 이어질 경우 단가 인상 압력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코스맥스(192820)와 코스메카코리아(241710) 역시 현재까지는 공급망 관리 범위 내에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코스맥스는 주요 용기 공급업체들의 공급에 아직 문제가 없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메카 관계자도 "현재 공급망 관리 범위 내에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며 "주요 원자재에 대한 재고를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OEM 업체 관계자는 "현재 화장품 용기 및 포장재 관련 기존 협력사들과의 공급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생산 일정에 직접적인 차질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ODM·OEM 업계가 전반적으로는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브랜드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재료 수급뿐 아니라 물류와 환율까지 포함한 복합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셈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현재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물류 차질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원자재 수급, 국제 물류망, 환율 변동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류 경로 확보, 공급망 안정성 강화, 리스크 완화를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051900)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나프타를 비롯한 원재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재고 비축과 공급업체 다원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조달 전략을 선제적으로 손보는 단계로 분석된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떨어지는 인디 브랜드다. 대형 브랜드들은 수개월에서 수년 치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수급 차질이나 단가 변동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
반면 소규모 인디 브랜드는 필요 물량 중심의 짧은 납기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원가 상승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저가 포지션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인디 브랜드는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더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
한 인디 브랜드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본격화하면 이를 내부적으로만 감당하기는 어려워 가격 조정 가능성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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