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근본' 정체성 강화…엘리엇 힐 나이키 CEO, 부진 타개 안간힘
3분기 순이익 35% 감소…스포츠 정체성 강화 천명
뇌-신체 연구로 혁신 내세워…페가수스42 흥행 기대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실적 부진을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가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 복귀에 따라 '스포츠 근본'으로서 정체성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향후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실적 발표에서 순이익이 5억 2000만 달러(약 79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3억 달러(약 17조 원)로 보합 상태다.
북미 지역에서는 성장했지만 그 다음으로 시장이 큰 중화권과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매출총이익률도 관세 인상 여파로 인해 1.3%포인트 하락한 40.2%에 그쳤다.
나이키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디다스나 뉴발란스, 스케쳐스, 룰루레몬, 호카 등 다른 브랜드들에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기는 양상이다.
나이키 실적 부진은 존 도나호 전 CEO 체제에서 추진됐던 온라인 전략의 구조적 실패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키는 코로나19 시기 온라인몰 중심 소비자 직접 판매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지만 엔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아가면서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줬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기능성 러닝화 시장에서 나이키의 기술 혁신이나 브랜드 경쟁력의 부재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2024년 10월 새로 CEO로 선임된 힐이 줄곧 '혁신'과 '스포츠 근본'을 강조하는 이유다.
힐 CEO는 1988년 나이키에 인턴으로 입사, 2020년 은퇴할 때까지 32년 간 나이키에서 근무한 '나이키맨'이다. 유럽·북미 시니어 리더십 직책을 맡으며 사업 규모를 390억 달러(약 59조)로 성장시킨 이력이 있고 은퇴하기 전에는 소비자 및 마켓플레이스 부문 사장으로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의 모든 상업·마케팅 운영을 이끌었다.
힐 CEO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스포츠 전술(offense)에서 우리 리듬을 찾고 운동 선수 중심의 혁신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부 전략은 △핵심 스포츠 카테고리에서의 차별화 강화 △완결성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소비자에게 영감을 주고 연결을 강화하는 스토리텔링 △전반적인 시장 고도화 및 확장이 중심이다.
올해 1월 뇌과학을 기반으로 출시된 '나이키 마인드'(Nike Mind)가 바로 힐 CEO가 추구하는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다. 나이키 마인드는 밑창에 배치한 22개 폼 노드로 발바닥을 자극해 뇌의 주요 감각 영역을 활성화, 선수들의 감각 인식과 집중력 향상을 돕는다.
나이키 마인드 사이언스 부서에는 신경과학자와 지각 연구자, 생리학자, 엔지니어가 함께 일하며 엘리트 선수 수백 명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상태의 뇌와 신체를 연구한다. 나이키의 기술 연구 범위를 신체에서 정신까지 확장, 스포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나이키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2월 론칭한 '에어맥스 95 시티 팩 컬렉션'의 '성수 에디션'은 한국 소비자와 연결 강화를 의도했다. 에어맥스 95 성수는 성수역의 역 번호인 '211'이 새겨졌고 그레이 어퍼와 블랙 포인트, 레드 컬러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성수동의 제화 장인 정신과 문화적 역동성을 표현했다.
4월 9일 출시 예정인 나이키의 베스트셀러 러닝화 '페가수스' 라인의 최신 모델 '페가수스 42'도 혁신의 계보를 이을 제품으로 눈길을 끈다. 발 앞부분, 특히 발가락 아래에 전달되는 쿠셔닝을 개선해 이전 모델보다 15% 더 뛰어난 에너지 반환력을 발휘한다.
페가수스 42는 올해 러닝화 시장의 가장 큰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페가수스 라인은 무난한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로 선수부터 아마추어에 이르기까지 인기가 많아 '국밥 러닝화'로도 불린다. 1000만 러너 시대를 맞은 한국 시장에서 이번 신제품의 흥행이 예상되는 이유다.
올해 6월부터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과 연계한 마케팅도 주목된다. 최근 나이키는 쿨링 강화 기술 에어로(Aera-FIT)을 적용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공개하며 관련 제품 판매에 나섰다. 특히 홈팀인 미국을 포함해 한국과 브라질 등 11개 팀을 후원하고 있다. 힐 CEO는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축구 제품 생산을 40%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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