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필수품목 규제 확산…프랜차이즈 본질 흔들까

'브랜드 표준화 vs 강매 논란' 사이에서 혼선 확대
필수품목 지정 기준 및 가격 합리성 등 정교한 기준 필요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프랜차이즈에서 브랜드 일관성은 기본이다. 그런데 A사 매장에서 산 음식에 B사 로고가 찍힌 용기가 나온다면 어떨까.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확산되는 '필수품목' 논란은 이런 혼선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필수품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전푸드시스에 약 9억6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다. 가맹점에 일반 공산품까지 구매를 강제한 행위가 적발된 만큼 제재 필요성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공정위 제재를 계기로 필수품목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어떤 품목이 '필수'인지, 가격이 어느 수준을 넘으면 '부당'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잣대가 없다.

이 지점에서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표준화'다. 동일한 맛과 서비스·브랜드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원재료와 부자재를 일정 수준 통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필수품목 역시 단순한 물품 공급이 아니라 브랜드를 유지하는 시스템의 일부다. 소스·식자재·포장재가 제각각이라면 프랜차이즈는 사실상 개인 식당과 다를 바 없다.

물론 모든 필수품목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과도하거나 대체 가능한 품목까지 일괄적으로 묶는 관행은 분명 개선 대상이다. 실제로 이번 사례처럼 본부 이익을 위한 구조가 확인된다면 제재는 불가피하다.

다만 모든 필수품목을 동일한 잣대로 규제하는 접근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품질 관리 기능이 약화될 경우 브랜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공정위 제재 이후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장치여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 정립이다. 무엇을 금지할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잣대가 마련돼야 한다. 그 기준이 있어야 가맹본부의 자율과 가맹점주의 권익 사이 균형을 잡을 수 있고 프랜차이즈의 본질인 표준화와 시장의 신뢰도 함께 지킬 수 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