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공장 옆에 폐기물 선별장이?…청주 현도산단 입주사들 '발칵'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입주기업, 집행정지 기각에 항고 '법정 공방 지속'
기업 측 "위생·브랜드 훼손 우려" vs 청주시 "환경 영향 제한적"

입주 기업 근로자 기숙사에서 촬영한 폐기물 선별시설 예정지 모습.(독자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청주시가 현도일반산업단지 내 식품공장 인근에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건설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청주시는 환경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인근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식품 기업들은 30년 이상 운영해 온 공장 제조 환경과 브랜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현도산단 입주 기업들은 충북도의 산업단지 계획 변경 승인 효력 정지를 요구하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최근 항고장을 제출했다.

폐기물 선별장 건립을 둘러싼 분쟁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며 기업과 지자체 간 법적 갈등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식품공장 500m 옆 선별시설…"브랜드 신뢰 훼손 우려"

이 같은 갈등은 산업단지 용도 변경 이후 식품 제조공장과 약 500m 거리 내에 폐기물 선별시설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으로 구성된 입주기업협의체는 폐기물 시설 인접 생산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경우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체는 특히 위생 관리 측면에서의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공장은 원료 관리부터 생산·보관·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며 HACCP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폐기물 선별장이 인근에 들어설 경우 분진·악취·해충 등 외부 오염 요인이 유입되면서 기존 위생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선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이 생산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이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 근무 환경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의체는 폐기물 선별장이 들어설 경우 공장 근로자들이 소음·악취·분진 등에 상시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 기숙사가 해당 부지와 인접해 있어 생산 현장뿐 아니라 주거 환경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의체는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적절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식품 제조시설과 근로자 기숙사가 함께 위치한 산업단지 내부에 폐기물 선별장을 설치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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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정당성 공방…입주 기업 "의견 수렴 부족"

입주 기업들은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추진 과정 전반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충청북도가 지난해 4월 현도산단 사업시행자를 기존 하이트진로·오비맥주에서 청주시장으로 변경한 조치를 두고 협의체는 관련 법령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입주 기업 관계자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은 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장기간 착수되지 않았거나 일정 기간 내 완료 가능성이 없는 경우 등에 한해 사업시행자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현도산단은 약 30년 전 이미 준공돼 정상 운영 중인 산업단지로 해당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협의체는 사업시행자 변경 과정에서 청문 등 의견 제출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권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환경 영향 제한적…협의 지속"

이와 관련해 청주시는 입주 기업들과 지속해서 논의를 이어왔으며 환경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은 매립이나 소각시설과 달리 환경 부담이 크지 않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입주기업협의체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고 산업단지 계획 변경 이전부터 기업 측 우려를 전달받아 저감 대책을 마련했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현재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음료 기업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다른 산업단지 사례를 보면 재활용 선별시설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 않는다"며 "또 협의체가 주장하는 재활용 선별시설은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시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분진 우려로 인한) 차량 동선 조정이나 추가 저감 대책 등은 협의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며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협의체와 지속해 조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