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원청 책임 어디까지"…유통업계 긴장
하청·위탁 많은 유통산업 구조…책임 범위 확대에 경영 부담 우려
대형마트·백화점·e커머스 등 영향권…편의점·프랜차이즈는 제한적 전망
- 배지윤 기자,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이형진 기자 =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이 임박하면서 유통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원청 기업의 책임 범위가 확대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란봉투법은 기업이 파업이나 쟁의행위 이후 노동자 개인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관행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 취지다. 노동자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구조를 완화하고 노동권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백화점·대형마트·e커머스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법 적용 범위와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 산업은 물류센터 운영과 시설 관리, 배송 등 다양한 업무가 외주나 위탁 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원청 책임이 확대될 가능성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보안·청소·시설관리 등 상당수 업무를 외주 업체에 맡기는 구조인 만큼 해당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쟁의 대상이 원청인 본사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커머스 업계 역시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 업무 상당 부분을 협력사나 위탁 계약에 의존하고 있어 법 적용 범위에 따라 원청 책임 확대 여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예기간이 주어지긴 했지만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충분히 제시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나 새로운 시도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이 다소 경직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원청의 책임 범위가 확대되는 점인데, 책임은 커지지만 실제로 하청을 관리·감독할 권한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그 사이에서 책임과 권한이 어긋나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통업계 모든 업종이 동일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의 경우 점포 운영이 가맹점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본사와 점주가 독립적인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매장 근로자와 관련한 법 적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본사가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인력 규모나 근로 현황을 직접 관리하는 주체도 아니다"며 "가맹점주는 개인사업자이자 자영업자로 본사와 계약을 통해 공동사업을 하는 관계인 만큼 본사의 사용자성이 어디까지 인정될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역시 가맹점 직원은 본사 소속이 아닌 점주 고용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매장 인력과 관련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식자재 생산(OEM)이나 물류를 협력업체에 위탁하는 구조가 많은 만큼 본사와 협력업체 간 관계에서는 법 적용 가능성이 일부 거론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직원의 채용과 근로 관리는 기본적으로 점주 권한이기 때문에 본사가 직접 책임을 지는 구조는 아닌 만큼 매장 인력과 관련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식자재 생산이나 물류를 협력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관련 영역에서 법 적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역시 직접 고용 비중이 높고 비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실제 적용 사례를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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