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영업이익 97% 줄 때 경쟁 유통사 성장 …벌어진 수익성 격차

쿠팡 영업이익률 1.38%으로 최하위권…네이버 18%
정보유출 사태로 '탈팡' 영향…1분기 실적 먹구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2026.1.29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의 모회사 쿠팡 Inc.가 지난해 4분기 매출 둔화와 영업이익률 하락을 보이면서 다른 유통 경쟁사와 수익성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이 주춤한 사이 다른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Inc.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15억 원(800만 달러)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09%까지 추락했고 당기 순손실은 374억 원(2600만달러)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 8103억 원(88억 3500만달러)으로 직전 3분기 대비 5% 감소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날 "12월 정보 유출 사태로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활성 고객이 줄었다"며 "와우 멤버십 회원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쿠팡이츠도 성장 속도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첫 영업흑자를 낸 2023년 1.93%(6170억 원)에서 2024년 1.46%(6023억 원), 이번에 1.38%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쿠팡 영업이익률 1.38%…유통가 최하위권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쿠팡 한 해 실적과 맞먹는 영업이익 6106억 원을 냈고, 전년 대비 증가율도 12.7%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간 2조 2081억 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18.35%로, 쿠팡의 13배나 된다. 세금·비용 등을 제외하고 곳간에 남는 순이익을 보더라도 네이버는 1조 8203억 원으로 3030억 원인 쿠팡에 비해 6배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네이버의 실적은 서치플랫폼을 비롯해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부문 수익이 모두 합산돼 있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매출은 3조 6884억 원으로 특히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36.2%인 1조 540억 원이 커머스에서 파생될 정도로 유통이 핵심 주력 사업으로 발전했다. 4분기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롯데쇼핑이나 신세계, 이마트 등 전통 유통 강자들도 쿠팡과 격차를 벌렸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584.7% 늘며 3225억 원을 기록했고, 롯데쇼핑도 5470억 원으로 15.6% 올랐다. 쿠팡 때문에 고전하던 업계가 다시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로 봐도 쿠팡은 신세계(4%), 현대백화점(3.83%), 롯데쇼핑(3.98%), 2%대 중후반을 기록한 BGF·GS 리테일에도 밀렸고 이마트(1.11%)와 함께 최하위권에 포진해 있다.

유통가 2025년 영업이익률
쿠팡 수익성 유통업계 꼴찌 수준으로…올해도 안갯속

이같은 실적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이탈해 네이버 등 다른 유통채널로 옮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집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월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종합몰앱 중 6위(644만 3758명)에서 지난달 709만 662명으로 단숨에 700만 명대에 진입했다. 반면 쿠팡은 3318만 863명으로 전월보다 109만 901명(3.2%) 줄었다.

또 지난해 12월 정부 조사와 청문회 등 여론 폭격을 맞으며 쿠팡이 크리스마스 영업 등 연말 마케팅을 모두 '올스톱' 해야 했던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문 물량 감소에 쿠팡 물류현장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둘째주까지 무급휴직을 신청한 직원이 5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주요 마케팅이 중단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 총이익의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5%에 그쳤다. 직전 3분기(24%) 성장률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것이다.

향후 수사와 과징금 관련 법적 분쟁 등 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쿠팡의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난드 CFO는 올해 1분기 매출 성장률을 5~10%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보다 훨씬 축소된 수치로 만약 현실화될 경우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 미만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기반 비즈니스로 대규모 물류센터·인력·택배 투자 출혈이 큰 상황에서 정부 부처의 고강도 조사와 정보 유출 과징금 발표 등이 예고된 상황"이라며 "수익성 체력을 키우지 않으면 네이버와 국내 유통업체들과 중장기적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