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태 컸다"…쿠팡, 연간 실적 괜찮았지만 4Q '어닝 쇼크'

4분기 영업이익 97% 추락·영업이익률 0.09%…매출 50조원 고지 실패
김범석 의장 첫 육성 사과…"올해 중 점진적으로 완화"

지난 2019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버리힐스 밀켄 연구소에서 열린 제22회 연례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김범석 쿠팡 의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윤수희 기자 =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연간 실적으로는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4분기 영업이익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쿠팡 Inc.가 27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49조 1197억 원(345억 3400만 달러)으로, 전년(41조 2901억 원) 대비 14% 신장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8% 늘었다. 영업이익이 6790억 원(4억 73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8%, 원화 환산 적용 시 12.7%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만 뜯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5억 원(800만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09%까지 추락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고정환율 기준 14%) 늘어난 12조 8103억 원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당초 기대했던 '연 매출 50조 원' 고지 점령도 실패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4분기 매출은 달러 기준으로도 원화 기준으로도 감소했다. 2021년 상장 이후 달러 기준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경우는 있었으나 원화 기준 매출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손실은 377억 원(2600만 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서울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트럭이 주차돼있다. ⓒ 뉴스1
"개인정보 유출 사태, 4분기 매출 부정적 영향…올해 중 점진적 회복"

이 같은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은 지난해 11월 중순 밝혀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다. 당시 쿠팡 전 직원이 약 3370만 개 정보가 유출됐고, 이중 3000여건의 정보를 저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쿠팡은 금융정보 등 민감한 정보는 없었고, 외부로 악용된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유출 규모 등을 두고 정부·정치권과 평행선을 달리기도 했다. 진보진영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탈팡 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쿠팡Inc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4분기 매출 성장률,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첫 육성으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쿠팡 측은 4분기 바닥을 친 만큼 올해 1분기부터 다시 회복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CFO는 "4분기 전체 와우 회원 수는 소폭 감소했는데, 최근 추세가 안정화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은 전환기를 거치고, 올해 중으로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