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패스트푸드점이 놀이터로…'감튀 모임'에 빠진 MZ세대

13년 전 모습 그대로…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 원조 모임 재현
맥도날드, 당근마켓과도 협업…내달 신사점 추가 감튀 모임 참가자 모집

22일 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에서 감튀 모임 원년 멤버 5명과 온라인 참가자 15명이 감자튀김을 즐기는 모습.(맥도날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감자튀김 한 접시를 먹기 위해 만나는 이른바 '감튀 모임'이 번개 문화의 새로운 형식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안에는 나름의 규칙과 MZ세대 특유의 '느슨한 연대' 방식이 녹아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 등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감튀 모임이 2030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오직 감자튀김만 대량으로 주문해 나눠 먹고 곧바로 해산합니다. 대화는 선택 사항이고 관계는 최소화합니다.

이 문화의 시작은 201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 부산 코믹월드가 열린 날 게임 유저 15명이 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에 모여 감자튀김만 수십 개 주문해 한데 모아 먹은 것이 시초입니다. 트레이에 담긴 감자튀김을 한곳에 쏟아붓는 장면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해외 언론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최근 원조 감튀 모임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감튀 모임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맥도날드가 이달 22일 부산대 2호점에서 원년 멤버 5명과 온라인 참가자 15명을 모아 총 20명의 감튀 원정대를 꾸렸기 때문입니다.

매장을 가득 채운 수십 개 트레이의 감자튀김은 장관을 연출했고 관련 사진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같은 관심이 이어지자 맥도날드는 감튀 모임의 판을 한층 더 키우고 있습니다. 당근마켓과 손잡고 참가자 50명을 모집하는 공식 감튀 번개를 기획한 것입니다. 다음 달 6일에는 서울 신사점 2층을 대관해 감자튀김 무한 리필과 음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열기가 확산되자 제과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은 최근 '찍먹 오!감자 버터갈릭감자튀김맛'을 출시하며 감튀 감성을 과자 시장으로 확장했습니다. 거창한 광고 대신 트렌드에 자연스럽게 올라타 화제성을 확보하는 전략인 셈이죠.

그렇다면 MZ세대는 왜 감튀 모임에 열광하고 있을까요.

감튀 모임에는 거창한 목적도 관계에 대한 부담도 없습니다. 약속을 잡기 위한 설명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감자튀김을 함께 먹고 각자 계산한 뒤 흩어지는 방식은 지금 세대가 선호하는 가장 단순한 만남의 형태와 맞닿아 있습니다.

부담 없는 만남과 최소한의 교류 깔끔한 해산 방식은 패스트푸드 매장을 다시 젊은 세대의 일상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감튀 모임은 느슨한 관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성향이 소비문화와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앞으로의 외식 공간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요?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