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화장품의 반란"…다이소發 초저가, 뷰티 시장 판 흔든다

2021년 이후 최대 144% 성장…입점 브랜드 7개→160개로 급증
대기업 화장품사도 '젊은층 접점 확보'에 유리해 장점 존재

서울의 한 대형마트 화장품 매장. 2022.4.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국내 뷰티 시장의 가격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1만~3만원대가 주류였던 기초·색조 화장품 시장에 1000~5000원대 초저가 제품이 빠르게 파고들며 소비 지형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다이소가 있다.

다이소 화장품, 144% 급증…초저가 시장 본격 확대

다이소에 따르면 화장품(기초·색조) 카테고리 매출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1년 대비 2022년 약 50% 신장한 데 이어 2022년 대비 2023년 85%, 2023년 대비 2024년에는 144% 급증했다. 2024년 대비 2025년에도 약 70% 성장했으며, 2025년 1월 대비 2026년 1월 역시 약 30%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와 상품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2년 말 기준 7개 브랜드, 120여 종에 불과했던 다이소 화장품은 2023년 말 26개 브랜드, 250여 종으로 확대됐다. 2024년 말에는 60여 개 브랜드, 500여 종으로 늘었고 2025년 말에는 150여 개 브랜드, 1420여 종까지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는 160여 개 브랜드, 1700여 종 상품이 입점해 있다.

한때 '급할 때 쓰는 저가 대체재'로 여겨졌던 초저가 화장품은 이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가성비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1000원대 마스크팩, 3000원대 립 제품 등이 품절 사례를 기록하는 등 '가심비'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 2023.12.13 ⓒ 뉴스1 장수영 기자
대기업 전용 브랜드 확대…가격·브랜드 간극 관리 과제

대기업들도 초저가 채널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2024년 9월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론칭한 뒤, 입점 4개월 만인 지난해 1월 기준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대표 제품으로 꼽힌 '로지-히알론 리퀴드 마스크'는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흥행을 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051900)도 다이소 전용 라인업을 구체화했다. CNP의 세컨드 브랜드 '바이 오디-티디'(Bye od-td)는 2024년 9월 다이소에 제품 6종을 론칭했으며, 출시 9개월 만인 2025년 5월 말 기준 누적 100만 개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스팟 카밍 젤'은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사례가 언급될 정도로 입소문을 탔고, 출시 한 달 만에 다이소몰 'SNS 핫템'에 선정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또 LG생활건강은 다이소에 '케어존 플러스 피케어'(모공 케어 라인)도 전개 중이다. 케어존은 2024년 7월 다이소에 론칭돼 다이소몰과 자사몰 판매 페이지에는 모공 수분토너(200ml), 모공 수분크림(75ml), 모공 탄력 세럼(45ml), 모공 클렌징폼(100ml), 모공 필링젤(100ml), 모공 스팟 트리트먼트(15ml) 등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다만 대기업들은 초저가 채널 확대와 함께 기존 브랜드의 가격 체계와 프리미엄 이미지, 유통 채널 간 가격 간극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무리한 가격 인하가 자칫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다이소 입점을 단순한 '저가 대응' 전략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이미 프리미엄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다이소 채널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전략적 창구로 볼 수 있다"며 "주 고객층인 10~20대가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게 되면, 향후 소득 수준이 높아졌을 때 같은 브랜드의 중고가·프리미엄 제품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초저가 제품은 고객이 브랜드에 진입하는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친숙도와 충성도를 키우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다이소 입점은 리스크이면서 동시에 장기 고객을 선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