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대형마트 새벽배송' 추진…웃기 어려운 원조 새벽배송 컬리

쿠팡 견제 위한 규제 개선이지만, 이제 겨우 흑자 컬리 부담
대형마트 새벽배송 시간 필요하다는 시각도…"락인 효과 강화"

(컬리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당정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대형마트 업계는 규제 개선으로 인한 기대감이 모이지만, 새벽배송의 원조인 컬리는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10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뜻을 모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온오프라인 규제와 불균형을 해소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금지 규제는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장을 명목으로 도입됐다. 국회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가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이후에는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못하는 방식으로 새벽배송을 막았다.

그러나 이 규제로 생긴 빈자리를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 업체들이 차지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됐다. 강력해진 새벽배송의 락인 효과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논란 속에서도 '탈팡' 시도를 무력화했다. 업계는 대형마트 규제에 목소리를 내던 민주당이 입장을 바꾼 것은 쿠팡에 대한 견제를 고려한 것으로 봤다.

이제 겨우 흑자 컬리, 대형마트 공격적 마케팅 우려…큐레이션·락인 효과 강화해야

문제는 컬리다. 새벽배송 모델의 원조인 컬리 역시 규제의 틈새에서 성장했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 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역시 흑자 전환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개척하고, 물류 효율성을 갖추면서 대거 투자를 한 탓에 창립 10년이 지나서야 흑자를 봤다.

업계에서는 법 개정으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이제야 흑자로 전환한 컬리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 마케팅을 버틸 체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쿠팡 역시 흑자 전환에 13년이 소요됐지만, 이미 2023년부터 흑자를 이어오는 중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공동취재) 2026.2.8 ⓒ 뉴스1 최지환 기자

다만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전환이 생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기존 마트 매장을 물류센터로 겸하는 형태가 유력한데, 이를 신속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아울러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새벽배송의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전환이 생각보다 큰 추진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컬리는 기존 프리미엄 큐레이션·브랜드력이 강점인 만큼 이를 더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데이터 기반 맞춤 추천 등 락인 효과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트 업체들은 오프라인 DNA를 갖고 있어 새벽배송 운영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존 고객들도 컬리에서 사던 물건을 갑자기 이마트로 가서 사는 급격한 전환이 많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