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99원 생리대' 내놨다…"우리나라 비싸다" 李대통령에 빠른 대응

최대 29% 인하·동결…'판매가 하락분' 손실 전액 사측 부담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구팡 본사 모습. 2026.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를 통해 팔리는 중형과 대형 생리대 가격을 각각 개당 99원, 105원으로 최대 29% 인하한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한미 통상 사태로 비화돼 오해가 커지자,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물가 민감 품목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등 정부 실물경제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생리대 전문 PB 브랜드 '루나미'의 개당 생리대 가격을 크게 낮춰 동결하기로 했다. 유한킴벌리, LG유니참 등 생리대 전문 제조사를 제외한 국내 유통업체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인하 조치로 루나미의 대표 상품인 중형 18개입 4팩(9390원·개당 130원), 대형 16개입 4팩(9440원·개당 148원)의 가격이 각 7120원, 6690원으로 낮아진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 제품이 40% 가까이 비싸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유한킴벌리 등 제조사들은 오는 3월 또는 2분기 내에 중저가대의 신규 생리대 신제품을 출시해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쿠팡은 당장 2월 1일부터 생리대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5월 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광고 모니터링'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가격은 해외보다 약 39% 더 높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은 중형(357.03원), 대형(324.08원) 사이즈는 20개입 상품에 6000~7000원을 줘야 한다.

(쿠팡 제공).

현재 주요 제조사 브랜드(NB)의 중대형 사이즈 생리대는 1개당 가격이 100원 후반대에서 시작, 통상 200~300원 이상에 형성돼 있다. 동종 PB상품인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중형 32개입) 상품은 개당 118원이다.

쿠팡은 판매가 하락분만큼 발생하는 손실은 전액 자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상품을 종전 가격으로 공급을 받지만, 시장의 가격 흐름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춰 손실을 떠안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쿠팡이 주요 생필품 가격을 동결시키거나, 역마진을 보면서 판매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2월 팬데믹을 맞아 시중 마스크 가격이 오픈마켓에서 개당 1만 원까지 치솟을 당시 쿠팡은 손실을 보면서 마스크당 가격을 500~1000원에 판매했다. 마스크 가격 동결로 인한 쿠팡 손실은 500억 원이다.

2리터 생수 12개를 5990원에 파는 쿠팡 PB상품인 '탐사수'도 주요 역마진 상품으로, 매년 6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비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실물경제 정책에 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실물경제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