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두달째 지속되는 쿠팡 사태 혼란…정부의 역할은

엇갈린 시선…"과도한 제재" vs "노동자 죽인 기업"
쿠팡 자체 조사 혼란 잠재울 공신력 있는 정부 결론 내야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에 주차된 쿠팡배송 차량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두 달이 흘러간다. 하지만 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기는커녕 국가 간 통상 이슈로까지 번지며 불길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의지는 확실하다. 이참에 쿠팡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쿠팡이 갖고 있는 '나쁜 버릇'을 뿌리 뽑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엿보인다.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쿠팡이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난다면 온 국민의 환영을 받을 일이다. 10년 넘게 쿠팡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점을 언젠가 한 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성 역시 존재한다.

만일 정부가 이처럼 건설적인 목표로 쿠팡을 향해 칼날을 겨눴다면 모든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당장 쿠팡 노조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노총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쿠팡노조는 "과도한 제재로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전방위 조사로 노동자·소상공인이 희생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민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이 정도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는 배경이 '팩트 확인'인지 '죽이기'인지, 혹은 쿠팡을 향한 국민적 분노를 불쏘시개로 삼아 감정적인 때리기에만 집중하는 건 아닌지 혼란스럽다.

통상 이슈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은 미국 투자자들의 '오해'도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국민이 가장 원하는 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진실이다. 대다수 국민이 피해를 봤던 의혹부터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피해를 입히고도 자체 조사를 진행한 쿠팡이 아닌 공신력있는 정부의 명확한 결론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쿠팡 자체 조사 결과와 상반되는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이는 조사 도중 밝혀진 자그마한 정보 조각일 뿐, 이 거대한 유출 사태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진 않는다.

쿠팡과는 소비자뿐 아니라 근로자, 투자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엮여 있다. 그들의 바람에 부응하고 여러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