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비자보다 더 세다"…유통업 내수 부진 돌파구는 '한일령'

中 관광객 증가 효과 '무비자 10월' < '한일령 11월'
10년 전 '한한령' 일본 반사이익…백화점·호텔 '기대'

무비자 입국과 중일 항공편 취소 여파 등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늘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해 말 불거진 중국-일본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일본 관광을 제한하는 '한일령(限日令)'이 이어지면서 국내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면세점·호텔 등 국내 유통업계도 반사이익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11월 방한 외래관광객 중 중국인은 36만 403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 증가량(21.5%)보다 7.5%p 높은 수치다.

지난해 9월 29일 시행된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의 효과는 10월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의 '한일령'은 지난해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발언 이후 본격화됐는데, 11월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증가율이 무비자 입국 조치가 시행된 10월보다 높다는 얘기다.

항공·크루즈 등 中 승객 증가…'한일령' 여파에 노선 변경도

이 같은 흐름은 항공 승객 증가율에서도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중 노선 승객(유임+환승여객)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26.3%로, 10월 증가율(22.4%)을 앞선다. 12월 승객 증가율도 19.8%로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고가 관광 상품인 크루즈 여행객도 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크루즈 인천항 입항 횟수는 △2024년 15건 △2025년 32건 △2026년 64건(예정)으로, 올해의 경우 2024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중국발로 전해졌다.

실제로 올해 64건이 예정된 크루즈 인천항 입항의 경우 약 40건이 지난해 12월 긴급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입항 예정이었던 중국 크루즈가 11월 '한일령' 여파에 급히 인천항으로 항로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29일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업계는 지난해 11월 중·일 갈등으로 중국 외교부가 일본 여행 자제 권고를 발표하는 등 '한일령'이 이어지면서 한국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무비자 입국 조치로 인해 중국 관광객이 증가했지만, 구매력이 높은 상하이 등 해안 지역 거주자는 이미 개인 비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지출 효과가 아주 크진 않다"며 "하지만 한일령 직후에는 중국 관광객 증가 폭이 급변하는 것이 체감됐다"고 말했다.

10년 전 '사드 사태' 일본·태국 반사이익…백화점 등 기대

한일령 확대에 따른 중국인 인바운드 증가로 백화점·면세점·호텔 등 국내 유통업계의 실적도 전방위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10년 전인 2016년 사드 사태로 발발한 '한한령(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제한)'과 유사한 흐름이라는 평가다. 방한 중국인은 2016년 약 870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다음해 390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당시 일본과 태국이 반사이익을 입으면서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이 각각 100만 명씩 증가한 바 있다.

업계는 중국 관광객 증가로 인해 가장 먼저 백화점 업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이미 내수 회복에 원화 약세 및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증가 추세인데, 중국 관광객 증가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관광객의 전통적인 소비처인 면세점은 물론, 이들이 숙박하는 호텔 업종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관광업계는 올해 방한 외국인 수요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20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중국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광상품 기획·모객은 통상 2개월이 걸리고 한국의 1~2월도 관광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이후 무비자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한일령의 수혜로 상반기 내 중국과 지방 노선들까지 연결된다면 그 수혜가 훨씬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