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맹추위 속 '상하차'하는 택배기사…'작업중지권' 발동
CJ·한진·롯데글로벌, 혹한기 대응 강화
물류센터 난방기구 확대하고 자율 작업중지권 부여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 최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맹추위속에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곳이 있다. 이렇게 추운 날씨면 오히려 물량이 많아지는 '택배'다. 택배 분류와 상하차가 이뤄지는 허브센터(물류센터)는 연신 차량과 물건이 드나들기 때문에 지붕과 양쪽 벽면이 있고 앞뒤 문은 개방돼 마치 터널같은 모양새다. 그 통로로 살을 에는 거센 칼바람이 지나간다. 설상가상, 본격 배송이 이뤄지기 전 물품 분류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작업은 대부분 새벽에 이뤄진다.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간대다.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 택배기사들의 근무 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한랭질환 예방을 위해 건설현장 등 일부 옥외 작업장을 대상으로 작업시간 조정을 권고했지만, 배송 시간과 물량이 사전에 정해진 택배 현장에는 동일한 방식의 적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 위험이 커지자 건설현장 야외 작업장의 예방을 위해 작업 시작 시간을 오전 6시에서 9시로 조정하고, 옥외 작업을 가급적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노동자의 한랭질환 위험을 줄이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한파 안전 5대 기본 수칙(따뜻한 옷·쉼터·따뜻한 물·작업시간대 조정·유사시 119 신고)에 따른 것이다. 한파에 장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 동상 등의 한랭질환과 뇌심혈관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택배업 특성상 배송 일정이 사전에 고정돼 있어 동일한 대응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택배업계는 정부 권고와는 다른 방식으로, 각 사 여건에 맞춘 자율적 혹한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CJ대한통운(000120)은 혹서기 대응과 마찬가지로 혹한기에도 택배기사들에게 자율적인 작업 중지권을 부여하고 있다. 기상 상황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배송을 일시 중단하더라도 불이익이나 페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배송이 지연되더라도 기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한진(002320)도 현장 근무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다. 한진은 지난해 7월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에 약 100억 원을 투입해 냉난방 설비를 대폭 증설했다. 새로 도입된 설비는 기존보다 성능이 향상됐으며 현장 인력이 집중적으로 근무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냉·난방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확장도 가능한 구조다.
한진은 이와 함께 겨울철 현장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한 피복류와 충전식 손난로 등 개인 방한용품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혹한기 대비 물품 지원에 나섰다. 롯데는 택배기사와 현장 직원 등 1만 8000여 명을 대상으로 휴대용 핫팩 36만 개를 지급했다. 1인당 약 20개 수준으로, 한파 속 야외 작업이 불가피한 기사들의 체온 유지를 돕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도 택배 기사들의 건강을 꾸준히 체크하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강추위가 이어질 경우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배송 효율도 중요하지만, 혹한기에는 무리한 작업을 지양하고 현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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