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이어 밀가루도 담합 의혹…사정당국 칼날에 숨죽이는 식품업계
구속 면했지만 法 "혐의 인정"…형사·행정 처벌 불가피
설 대목 앞두고 정부 '물가 안정' 기조 강화에 업계 눈치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설탕에 이어 밀가루 담합 사건으로 향하는 사정당국의 칼날에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르면 설 연휴 전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고위급 임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23일 기각했다.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사실관계 또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수사 기관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경력, 사회적 유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도망 또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장 구속은 면했지만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설탕에 이어 제분업계에 대한 형사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설 연휴 전에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삼양사와 CJ제일제당 대표급 임원들과 실무진, 두 법인은 지난 13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설탕 시장에서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제당 3사가 벌인 3조 2715억 원 규모 담합을 통해 이전 대비 설탕 가격이 최고 66.7%까지 인상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식료품 관련 업체 간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며 관계 부처의 점검과 대처를 요구했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당·제분업계의 담합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옥죄어 오는 사정당국의 압박에 식품업계는 숨죽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정위 처분 결과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정위 처분 결과를 보고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대목을 앞둔 지난 22일 주요 식품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한 자발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지속되는 고환율과 농수산물 수급 변동, 원자재·인건비·물류비 상승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식품업계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내수 경기 침체로 한계에 봉착한 업계는 정부 눈치만 보며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장 가격 등 전반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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