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이어 밀가루도 담합 의혹…사정당국 칼날에 숨죽이는 식품업계

구속 면했지만 法 "혐의 인정"…형사·행정 처벌 불가피
설 대목 앞두고 정부 '물가 안정' 기조 강화에 업계 눈치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대한제분 밀가루 제품의 모습. 2023.7.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설탕에 이어 밀가루 담합 사건으로 향하는 사정당국의 칼날에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르면 설 연휴 전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고위급 임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23일 기각했다.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사실관계 또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수사 기관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경력, 사회적 유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도망 또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밀가루 담합' 제분업체 구속 면해…"혐의 인정"에 처벌 불가피

당장 구속은 면했지만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설탕에 이어 제분업계에 대한 형사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설 연휴 전에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삼양사와 CJ제일제당 대표급 임원들과 실무진, 두 법인은 지난 13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설탕 시장에서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제당 3사가 벌인 3조 2715억 원 규모 담합을 통해 이전 대비 설탕 가격이 최고 66.7%까지 인상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식료품 관련 업체 간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며 관계 부처의 점검과 대처를 요구했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당·제분업계의 담합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1.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부 '물가 안정' 정책 강화…한계 속 버티는 식품업계

옥죄어 오는 사정당국의 압박에 식품업계는 숨죽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정위 처분 결과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정위 처분 결과를 보고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대목을 앞둔 지난 22일 주요 식품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한 자발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지속되는 고환율과 농수산물 수급 변동, 원자재·인건비·물류비 상승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식품업계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내수 경기 침체로 한계에 봉착한 업계는 정부 눈치만 보며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장 가격 등 전반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