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사케가 경쟁 주종?'…소주업계, 알코올 도수 낮추기 경쟁
새로, 3년 만에 15.7도로 내려…15.5도 진로 골드 등 15도 시장 본격화
소비자 트렌드 맞추고 원가도 절감…"새 기준점 될지는 지켜봐야"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소주 시장에서 알코올 도수 낮추기 경쟁이 재점화 됐다. 과거 20도 안팎이던 소주들이 이제는 15도 선으로 내려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주의 정체성 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와인과 사케 등 저도주와 새로운 시장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대표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0.3도 낮췄다. 부드러운 소주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겨냥해 리뉴얼을 단행한 것이다.
국내 메이저 소주 브랜드들의 알코올 도수 낮추기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진행돼 왔다.
하이트진로(000080)의 '참이슬 후레쉬'는 1998년 출시 당시 23도였지만, 길게는 3~4년에 한 번씩, 짧게는 1년에 두 번씩 도수를 낮추기도 하면서 꾸준히 도수를 내렸다. 고도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20도인 '참이슬 오리지널'을 두긴 했지만, 참이슬 후레쉬는 16도까지 알코올 도수를 내렸다.
레트로 트렌드를 겨냥해 출시한 '진로 이즈백' 역시 2019년 출시 당시 알코올 도수는 16.9도였지만, 두차례에 걸쳐 도수를 낮췄고 현재는 16도로 유지 중이다. 대신 15.5도를 내세운 '진로 골드'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15도 경쟁을 본격화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또 다른 주력 브랜드인 '처음처럼'도 2006년 20도의 알코올 도수를 꾸준히 내려 지난해에는 16도로 낮췄다.
지역 소주 업체들도 흐름에 동참 중이다. 경남권 기반의 대선주조는 지난해 리뉴얼을 통해 15.9도의 '대선159'를 선보였고, 충청권의 선양소주는 그보다 낮은 14.9도의 '선양'을 통해 14도 대 시장에 선진입했다.
과거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제품이 '진짜 술'로 여겨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2000년대 이후로 넘어오면서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부드럽고 목 넘김이 편한 술을 출시하면서 저도수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과음을 피하는 음주 문화 변화도 한몫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원가 절감에도 이점이다. 희석식 소주 특성상 도수를 낮추면 주요 원재료인 주정의 사용량이 줄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도수를 낮추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병 수를 구매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원하는 취기를 얻기 위해 기존보다 많은 양의 소주를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와인은 종류별로 △화이트 와인 10~12도 △레드 와인 12~14도 △스파클링 11~12도 △포트와인 18~20도 등이며 사케는 13~16도인 만큼 새로운 경쟁 구도가 생겼다는 평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층의 니즈를 반영해 주요 소주 업체들은 계속 도수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20도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도 있는 만큼 15도가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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