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엄청난 실수"…쿠팡 美 투자사 손실 '7500억 추산' ISDS 중재

쿠팡 美 투자사, 손실 우려에 국제분쟁 중재 요청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등 우려…"美, 협박 굴복 않아"

이날 서울시내에 주차된 쿠팡배송 차량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압박으로 약 7500억 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쿠팡 법인 주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미국 내 주요 기업인들도 나서서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쿠팡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에 보낸 중재의향서에서 "쿠팡 보유 지분이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가 넘는다"며 "일련의 정부 조치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소멸했고, 추가 조치가 이어지면 손실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韓 정부 압박에 쿠팡 주가 하락…7000억 원 이상 손실 주장

이들은 현재 한국 정부가 11개 부처에서 수백 명을 투입해 쿠팡의 정보유출 사고와 별개로 노동·세무·물류·공정거래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해 구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8일 28.16달러였던 쿠팡 주가는 정보유출 사태 이후 12월 잇따른 국회 청문회와 정부 조사가 시작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2일 19.95달러로 29%(8.21달러) 하락한 바 있다.

쿠팡 프록시 공시와 헤지펀드 사이트 '위즈덤' 등에 따르면, 그린옥스 창업자인 닐 메타는 개인과 그린옥스 펀드로 쿠팡 주식을 5297만 7819주(지분율 3.2%)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하락폭(8.21달러)을 고려하면 약 4억 3441만 달러(약 64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부터 쿠팡에 투자해온 알티미터(1002만 4584주·지분율 0.6%)도 손실 또는 이익 감소분이 약 8000만 달러(약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손실액은 5억1441만 달러(약 7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투자업계에서는 두 투자사가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미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벤처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자유무역협정 등이 체결돼 최혜국 대우 등 의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10개 이상 정부 부처가 쿠팡 조사에 나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韓 정부, 엄청난 실수"…실리콘밸리 논란 확산

이날 ISDS 중재 절자 착수에 미국 실리콘밸리 주요 투자자들과 CEO들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조 론스데일은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한국 정부가 중국 전철을 밟아 미국 기업을 불법적으로 압박하며 중국 기술 대기업을 우대하는 건 엄청난 실수"라며 "미국과의 사업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며, 우리는 차별과 괴롭힘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컴비네이터'의 개리 탄 CEO도 "한국 정부는 미국인들이 협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 맞서는 투자자는 흔치 않다"고 했다.

다만 쿠팡 안팎에선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쿠팡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투자사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