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음식 취급받았는데"…美 정부 김치 권고에 한인들 "감개무량"
美 식단 지침에 공식 포함된 김치…건강한 발효 채소로 언급
현지 유통업체도 잇단 러브콜…정부 권고로 북미 김치 수요 확대 기대감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예전에는 김치를 먹으면 '냄새 난다'는 말을 들으며 괜히 눈치를 봤었어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A 씨는 김치를 둘러싼 인식 변화를 두고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권장하는 음식이 됐다는 사실이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사회에서 '이국 음식'으로 취급받던 김치가 미 정부의 공식 식단 지침에 건강식품으로 포함됐다. 문화적 편견의 대상이던 김치가 공공 정책의 언어로 재정의되면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출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보건 당국이 발표한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이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에서 김치는 건강한 식생활을 설명하는 맥락 속 발효 채소의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과거 발효 식품 특유의 냄새로 배제되던 김치가 장 건강과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한 발효 식품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치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의 일시적 유행을 넘어 공공 가이드라인에 언급될 만큼 식단 내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김치 취급 물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며 국내 업체들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수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김치 수출액은 2017년 8100만 달러에서 2024년 1억 64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연말 성수기가 반영되는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질 경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1위 김치 업체 대상의 대표 브랜드 '종가'의 수출액은 같은 기간 3200만 달러에서 94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40%에서 2024년 57%까지 확대됐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 식품기업들은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해 온 만큼 김치 수요가 확대될 경우에도 비교적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상은 지난 2022년 미국 LA 인근에 약 1만㎡(3000평) 규모의 김치 생산 공장을 구축한 바 있다.
이 밖에 CJ제일제당은 2023년 10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현지 김치 제조업체 코스모스푸드를 인수하며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풀무원USA는 신선식품 브랜드 '나소야'를 통해 김치 제품을 선보이며 미국 시장 내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김치는 아시아 식품 코너에 한정된 한식의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발효·채소 중심의 건강식품으로 주류 식단에 편입될 여지가 커졌다"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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