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만으로는 좁다…병오년 식품·외식업계 키워드는 '글로벌'

K-푸드, 이제는 해외가 주무대…내수 부진 속 글로벌 진출 속도전
"선택 아닌 생존"…라면·소주·베이커리·치킨까지 해외 시장 공략

ⓒ News1 DB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소비 둔화와 인구 구조 변화로 내수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식품·외식·주류업계가 올해도 수출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들은 북미·유럽·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저성장 기조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식품업계는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을 오르내리며 고환율 기조가 이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올해 식품·외식·주류업계는 수출과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내수 부진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식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해외 비중을 늘리려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이 답이다…라면·스낵·소주도 해외로

식품기업 가운데 특히 라면업계는 올해도 수출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해외 매출이 80%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삼양식품은 생산능력 확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매량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실제 삼양식품 밀양 2공장은 최근 용기면을 포함한 6개 생산 라인이 모두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올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2조5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농심도 수출 인프라 강화에 나섰다. 농심은 부산 녹산공단 부지에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했으며,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약 12억 개 규모의 수출 전용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며,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진라면에 이어 치즈라면을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시키며 현지 유통망을 확대했으며, 미국 내 생산 기반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관광객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2024.5.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라면업계를 넘어 식품업계 전반에서도 해외 사업 확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성장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확인한 주요 식품기업들은 미국·중국 등 핵심 시장을 중심으로 외형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풀무원은 미국 시장에서 두부를 중심으로 한 현지 판매 확대가 지속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냉동김밥과 냉동식품·면류 등의 판매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리온 역시 러시아와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주류업계도 수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과일소주 비중을 확대하며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오비맥주는 새로운 수출 소주 브랜드인 '건배짠'을 앞세워 올해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차원에서도 K-푸드 수출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진선 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식품산업은 이제 내수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수출과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전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K-푸드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 약속했다.

토종 프랜차이즈도 해외 출점 속도

프랜차이즈 업계도 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CJ푸드빌은 미국에 완공 예정인 현지 공장을 거점으로 뚜레쥬르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생산부터 유통까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파리바게뜨도 북미 생산 거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 신공장이 완공되면 이를 바탕으로 북미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설립 중인 신규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 역시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디저트 메뉴의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브랜드로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BBQ 매장. 2025.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브랜드들은 성장 여력을 해외 시장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점 여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식 인지도 확산과 K-푸드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해외 시장이 새로운 성장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BBQ는 미국·독일·중국·일본 등 57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해외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향후에도 북미를 중심으로 출점 확대를 이어갈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시장 역시 중장기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bhc는 미국·캐나다·동남아시아·중화권에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교촌치킨도 미국을 중심으로 쌓아온 해외 매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저성장 기조와 저출산 현상으로 과거에는 해외 진출이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생존 전략에 가깝다"며 "수출 성과가 곧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올해는 식품·외식·주류 전반에서 글로벌 성과가 실적의 명암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