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사장 전면 배치"…새해 식품업계 젊은 리더십 부상

농심 신상열 이어 오리온 담서원 부사장 승진…초고속 승진 눈길
바이오·푸드테크 확장 속 젊은 리더십에 힘 싣는 식품업계

(왼쪽)담서원 오리온그룹 부사장, 신상열 농심 부사장.(각 사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식품업계가 신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핵심 의사결정 라인에 30대 오너 3세 경영진을 전진 배치하고 있다. 오리온과 농심도 담서원·신상열 부사장을 앞세워 젊은 리더십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담서원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농심 역시 이달 초 정기 인사를 통해 신상열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두 사람 모두 전무 승진 이후 불과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올라선 초고속 승진 사례다.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 신임 부사장은 1989년 생으로 이번 인사를 계기로 글로벌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한국 법인 내 전략경영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경영 진단, 기업문화 개선은 물론 미래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간 담 부사장은 오리온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며, 바이오 업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이후 사내이사로 참여해 바이오를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왔다. 이번 승진을 계기로 제과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헬스케어·신소재·글로벌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역할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도 젊은 리더십을 부사장급까지 끌어올렸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은 1993년생으로 미래사업실장을 맡아 대체식품·푸드테크·기능성 소재 등 신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전통적인 라면·스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식품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직접 설계하는 위치다. 글로벌 식품 트렌드 변화에 맞춘 해외 스타트업 협업과 신기술 검토 역시 주요 업무로 꼽힌다.

이 같은 세대교체 흐름은 삼양식품에서도 감지된다. 부사장 승진은 아니지만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전무는 1994년생으로 최근 1년여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 전무는 최근 헬스케어·기능성 식품 등 신사업 영역까지 담당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부사장 직급은 아니지만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핵심 실무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담서원·신상열 부사장과 유사한 맥락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사 배경으로 내수 성장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를 꼽는다. 기존 주력 제품만으로는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젊은 경영진에게 전략과 미래 사업을 맡겨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끌어올리려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오·푸드테크 등 비제과 신사업 분야는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실패 가능성도 큰 만큼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차세대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생을 부사장·전무급으로 전진 배치한 것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사업을 직접 책임지라는 명확한 메시지"라며 "초고속 승진인 만큼 성과를 통해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