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도 열려 있는 빵집"…파리바게뜨, 24시간 매장 가보니[르포]

24시간 하이브리드 매장…고객 편의·가맹점 만족 모두 잡아
파리바게뜨 서초역·연신내점 테스트 운영…내년 전국 확대 추진

29일 PB카페 서초역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밤늦게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다음 날 아침에 먹을 빵을 살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편하더라고요. 사람이 없어도 불편함은 거의 없었어요.(직장인 윤 모 씨)

지난 29일 오후 11시 10분 서울 서초역 5번 출구 인근 'PB카페 서초역점'. 문 앞 야간 출입 인증기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빵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매장이 조용히 손님을 맞았다. 매장 안 카페 좌석에는 다섯 명의 고객이 남아 저마다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은 파리바게뜨가 테스트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무인매장' 중 하나다.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무인으로 전환되며 키오스크를 통한 셀프 결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장 안에서는 퇴근 전 직원들이 진열대를 정리하며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의 결제 방식은 단순하다. 진열된 빵을 골라 바코드를 키오스크에 갖다 댄 뒤 카드로 결제하면 끝. 별다른 안내가 없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29일 PB카페 서초역점에 진열돼 있는 케이크 및 빵류.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밤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구색이 꽤 다양했다는 점이다. 식빵과 피자빵뿐만 아니라 샌드위치·케이크 등도 충분히 구비돼 있었고 실제로 구매가 가능했다. 심야 시간대에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월부터 서초역점과 연신내점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매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정 이후에는 식사 대용으로 샌드위치나 식빵을 찾는 고객, 갑작스러운 기념일에 케이크를 찾는 고객 등이 주요 수요층으로 확인됐다.

운영에 참여한 가맹점주들도 긍정적이다. 파리바게뜨 연신내점 가맹점주도 "처음에는 무인 운영이 조금 걱정됐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에 무인 시간에도 편리하고 안전한 매장 운영이 가능했다"며 "덕분에 매출이 증가했고 24시간 운영에 만족하는 고객들의 후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PB카페 서초역점 매장 앞에 설치돼 있는 야간 무인 출입인증기.

이 같은 하이브리드 매장은 도심 번화가라는 입지 특성과 야간 유동 인구를 활용해 무인 운영 시간대가 추가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키오스크 등 최소한의 시스템만 갖추면 별도의 인력 투입 없이 운영 시간을 늘릴 수 있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매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이러한 테스트 운영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가맹점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운영 모델임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하이브리드 무인매장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