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노조, '구조조정' 전향적 입장 선회…"모든 것 열어놓고 협의"

급여 분할지급 및 인수 지지 부진에 한발 물러나
정치권 개입 촉구…"홈플 먼저 살리고 MBK 책임 묻자"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의 모습. 2025.9.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그동안 모든 임직원에 대한 '고용 보장'을 촉구했던 홈플러스 노조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가능성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입장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인수합병(M&A)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을 알고 있다"며 "구조조정 등 매우 아픈 과정도 밟게 될 것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회사의 구조조정 시도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홈플러스의 자금 여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12월 급여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등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보자가 없어 M&A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만큼, 이대로라면 모든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어서다.

노조 측은 "노조의 요구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지금의 모습 그대로 이어가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동조합도 홈플러스를 정상화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개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치권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를 먼저 살리고 MBK의 책임을 묻자"며 "정부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경제 논리, 자본의 논리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의 논리가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오후 관련 단체와 협의회를 열고 오는 29일 예정된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진행 여부 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가 '고용 보장' 조건을 포기한 만큼 법원이 회생 계획 제출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