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중심 체질 탈피…식품사 신사업 키워드는 '바이오'
대상, 독일 아미노 지분 100% 인수 예정…CJ·오리온도 바이오 신사업 속도
식품만으로는 한계…국내 저성장 기조에 바이오 분야로 중장기 성장 기회 모색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내수 정체와 원가 부담이 겹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본업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한 해법으로 '바이오'를 낙점하며 사업 지형을 넓히고 있다. 전통적인 식품 제조를 넘어 의약·헬스케어 영역으로 보폭을 확장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독일 의약용 아미노산 전문기업 '아미노' 지분 100%를 인수해 글로벌 의약 바이오 시장 진출에 나선다. 인수 규모는 502억 원으로 내년 3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미노는 의료용 수액제와 환자식 및 바이오의약품용 세포배지·부형제 제조에 필요한 의약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대형 바이오제약사 및 환자식 업체들과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상(001680)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의약용 아미노산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아미노가 보유한 정제 기술과 유럽 내 인허가 역량 및 글로벌 거래처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와 아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CJ그룹의 경우 바이오 사업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 4월 매각을 철회했다. 바이오사업을 단기 성과 중심으로 정리하기보다 중장기 성장 축으로 유지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판단은 최근 인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인사를 통해 이선호 그룹장을 미래기획그룹장으로 선임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과 신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산업이 CJ의 차세대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이 그룹장이 관련 사업을 전략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그룹장은 과거 CJ제일제당(097950) 바이오사업부문 관리팀장을 지내며 사업 운영 방식을 직접 경험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CJ그룹은 미래기획실을 중심으로 바이오와 소재를 결합한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도 지난해 차세대 ADC(항체·약물 접합체)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3%를 확보하며 바이오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리가켐바이오는 ADC를 중심으로 면역항암제와 저분자 치료제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히며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오리온 오너가인 담서원 전무도 리가켐바이오 이사회에 합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식품사들이 바이오에 주목하는 배경으로 식품업계 본업 성장 한계를 꼽는다. 저출산·고령화로 내수 식품 소비가 정체된 데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가격 인상 외에는 수익성 개선 수단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 바이오 분야는 식품사들이 비교적 기존 역량을 접목하기 쉬운 분야로 꼽힌다. 식품 R&D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고령화 현상으로 의약·헬스케어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익 구조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출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내수 시장이 정체되면서 식품만으로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바이오는 기존 역량을 접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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