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주주 집단소송'도 나왔다…'美 증시 제재' 영향 가능성

위더피플, 소송인단 모집…국내외 첫 주주 집단소송
하루에만 3.8조원 손실…美 SEC '중대한 사고' 판단 가능성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쿠팡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김민재 기자 =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수조 원의 주가 하락 피해를 입은 주주들의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추진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배상은 물론, 향후 쿠팡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유통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위더피플 법률사무소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주가 하락 피해에 대해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주주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그동안 쿠팡 정보유출로 인한 소비자 집단소송은 다수 진행되고 있지만 쿠팡 주주 집단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이 현지에서 추진 중인 집단소송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이다.

이번 소송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이다. 위더피플 측은 쿠팡이 사고 내용을 적시에 공시하지 않아 주주들이 실질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29일 개인정보 유출 발표 이후 미국 증시 첫 거래일인 12월 1일 쿠팡 주가는 5.36% 급락했다. 이날 하루 하락에 따른 손실 금액만 약 3조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후에도 쿠팡 주가는 지속 하락하면서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기준 23.19달러를 기록해 사고 이후 총 17.6% 하락했다.

소송은 한국 및 해외에 거주하는 쿠팡 주주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2181억 원의 쿠팡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가능하다. 미국 집단소송은 한국과 달리 모든 소송 비용 및 법률 비용 등을 내지 않고, 패소할 경우는 비용 일체를 지불하지 않는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모습. 2025.12.9/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이번 소송에선 쿠팡의 허위 공시 및 부실기재와 중대한 누락으로 인한 공표 의무 위반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위더피플 측은 쿠팡이 11월 16일 정보유출 사실을 인지한 이후 4영업일 이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를 공시하지 않았고, 지난 2월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도 '사이버보안 위협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해당이 없다(false)'고 답하는 등 핵심 정보를 허위 또는 부실 기재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SEC는 사이버 보안 사고에 대한 공시 절차상 기업의 평판과 고객 신뢰가 훼손된 경우 등을 '중대한 사고'로 명시하는데, 4영업일 이내 미공시 및 핵심 정보 부실 기재 등은 중대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

의혹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소비자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과는 별개로, 주주에 대한 허위 공시 등 기망에 대해선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영기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기업의 내부통제 개선을 포함하는 포괄적 해결을 소송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