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심' 내세운 김범석…청문회 출석 향방은
'2인자' 로저스, 청문회 증인 채택…직접 나서 논란 해명
김범석 여전히 '침묵'…청문회 불출석 시 파장 확대 전망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 박대준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해롤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CAO & General Counsel)을 임시 대표로 선임하면서 로저스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에서 박대준 전 대표의 후임인 로저스 대표를 오는 17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로저스 대표도 청문회 출석 의지를 밝혔다. 로저스 대표로서는 취임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정보유출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쿠팡의 의지와 사후 대책을 소개하며 대중을 설득하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쿠팡은 박대준 전 대표를 앞세워 사태의 원인과 전관 채용 논란, 부실한 사과문 등을 해명했지만, 국민적 불안감과 불신을 해소하진 못했다. 오히려 박 전 대표는 "김범석 의장을 올해 본 적 없다"는 등 본사 측과 직접 소통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주면서 쿠팡·김 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더욱 키웠다.
그러자 김 의장은 본인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는 로저스 대표를 급파해 미국 본사에서 사태를 직접 수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현재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쿠팡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과태료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거나 명확한 책임규명 및 강력한 사후 처벌 방침을 거론하는 등 연이은 강경책을 제시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 돌입하며 수사를 본격화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경영진'으로 법무와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김 의장과 하버드대학 동문이자 다년간 변호사로 지낸 법률 전문가로서 김 의장과 각종 사안을 조율하며 사태 수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김 의장이 국회의 부름에 불응하는 등 전면에 나서지 않기 위해 최측근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 가까이 지났음에도 쿠팡에 전권을 행사하는 김 의장은 사태 이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의결권 기준 73.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고 결정권자다. 로저스 대표가 전사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지만, 사태를 해결할 가장 큰 책임과 의무는 김 의장이 갖고 있다.
따라서 쿠팡 미국 본사의 '2인자'라는 이유만으로 로저스 대표만 청문회에 출석하고 김 의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정치권과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할뿐더러 사태의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쿠팡 측은 김 의장의 청문회 출석 여부에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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