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시 월 소득 29%↑…배달 효율성 높이기 나선 '로드러너'
라이더 단체, 불공정 강화 우려…대규모 반대 집회도
배민, 라이더 소득 및 배달 효율성 개선…우려 불식 과제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배달의민족이 라이더 스케줄·배차 시스템 '로드러너'의 기술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시범도입 상태인 만큼 장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라이더 소득 증가 등 효과가 드러난 만큼 앱의 효율성을 높여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4월부터 경기 화성시 및 오산시 일대에서 '로드러너'를 테스트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자체 개발 시스템인 '배민커넥트'를 통해 라이더의 배달 및 배차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배민커넥트는 라이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앱에 접속한 후, 들어오는 배달 요청을 수락 또는 거부할지 선택해 수락한 배달 요청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로드러너는 라이더가 원하는 운행 시간을 사전에 예약해 그 시간에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라이더에 대해선 8단계의 등급제를 도입해, 등급이 높을수록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배달 요청도 라이더가 직접 수락하지 않고, 인공지능(AI)이 자동 배차한 배달 건을 수행한다.
라이더 단체들은 로드러너가 불공정 행위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등급이 낮으면 근무시간 선택에 제한을 받아 어려운 시간대에 업무를 하게 되고, 상위 등급의 라이더가 좋은 시간대를 잡아 수입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배달 수락 당시 고지된 배달료와 실제 정산 금액이 다른 오류도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난 25일 플랫폼노동희망찾기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시장협회 등 라이더 단체들은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로드러너 도입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로드러너가 도입되면 오히려 라이더 소득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우아한청년들에 따르면 화성시에서 전업으로 활동(주 평균 40시간 이상)하는 라이더의 로드러너 도입 후 6개월 간 월 평균소득은 424만 원으로, 도입 이전 6개월(329만 원)보다 29%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 측은 근무시간 스케줄제를 통해 주문이 몰리는 피크 타임에 안정적인 배달 인력을 확보해, 배달 지연을 줄이고 서비스를 일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등급이 높아도 일주일 간격으로 초기화되기에 특정 라이더가 선호 스케줄을 무조건 선점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자동 배차의 경우에도 AI 기반 시스템이 라이더의 위치, 동선, 등급을 고려하는 만큼 라이더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보다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는 시범도입 상태인 만큼 이런 장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진 않다. 가령 로드러너 앱 내 지도의 경우 거리 측정, 상점 위치 등 정보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배달료가 거리를 측정해 정산되는 만큼 이 같은 오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로드러너 앱 지도에 네이버 지도를 도입했다. 기존 시스템은 글로벌 서비스인 만큼 구글 맵을 기준으로 운용됐는데, 국내 도로 사정에 정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더가 휴식이 필요할 때 앱에서 직접 요청할 수 있는 '휴식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배차 및 운행 동선 개선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드러너는 현재 전세계 70여 개 시장에서 8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업계는 앱의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 잠깐 배달하며 저임금을 받는 식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라이더가 하나의 직업으로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로드러너 관련 불편 사항들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실시간 제보센터를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해 앱 편의성과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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