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을 버거로 즐긴다"…교촌, '소싯'으로 외연 확장 시도

사옥 내 파일럿 매장 오픈…점심·퇴근시간대 외식 시장 공략
QR오더·서빙로봇 등 자동화 모델 적용…7종 소스로 차별화

소싯 대표 메뉴 이미지(교촌에프앤비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단순한 치킨버거가 아닌, 혁신적인 아이템을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스토어 사업본부장은 26일 교촌의 델리 브랜드 '소싯'(SAUCIT) 전략 로드맵 발표 현장에서 "34년 동안 교촌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스 실험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과 적극 소통하고자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교촌에프앤비(339770)는 판교 사옥 1층에 소싯 파일럿 매장을 열었다. 하루 방문객은 150~200명 정도로 현재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주변에 건설 중인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향후 매출과 고객층이 더 확대되고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 본부장은 "소싯을 직영 파일럿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소스와 메뉴에 대한 선호도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라며 "소싯은 교촌의 소스 IP 확장, 낮 시간 고객층 확대, 메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및 전초 기지와 같은 역할 등 미래 전략을 실행하는 중요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임영환 전략스토어 사업본부장이 소싯 무인 픽업대에서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박혜연 기자 ⓒ 뉴스1
K-치킨에서 K-소스로 정체성 강화…메뉴 개발에 10개월 소요

교촌에프앤비는 소싯을 통해 저녁에 집중돼 있던 기존 매출 구조를 점심·퇴근 시간대 중심의 새로운 식사 시장으로 넓히고, 교촌식 소스와 치킨을 결합한 델리 특화 메뉴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교촌은 브랜드 정체성 중심에 소스를 두고, 소싯을 테스트베드 삼아 치킨 델리 포맷을 검증한 뒤 향후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메뉴 전략에 단계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소싯 론칭을 위해 교촌에프앤비는 약 10개월에 걸쳐 메뉴를 개발했다. 특히 딥앤딥 소스 7종(△쌈장 디핑 △고추장 크림 △청양고추치미추리 △허니마요 △레드마요 △허브렌치딥 △콰트로치즈퐁듀)으로 다른 치킨버거 브랜드와 차별화를 뒀다.

소싯 치킨 버거 세트(교촌에프앤비 제공)

가격은 1만 원 안팎으로 치킨 베이스 버거·보울·프라이즈 3가지 포맷에 한국식 소스 7종과 채소·곡물을 더해 포만감과 영양이 가득하도록 구성을 맞췄다. 슈퍼 푸드로 떠오르는 곡물인 파로를 비롯해 귀리, 현미, 보리 등을 활용해 맛과 건강을 함께 담았다.

버거와 샌드위치는 시즈닝과 소스를 조합해 최대 56가지 이상의 맛이 구현되도록 설계해, 소비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조합을 찾아가며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하기에 좋다. 버거와 샌드위치는 지난 한 달간 판매된 제품에서 약 70% 비중을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트리플 레드 핫 치킨버거'가 가장 인기가 많다.

소싯 매장에서 서빙 로봇이 돌아다니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자동화 기술 적용해 매장 혁신…소스 자판기로 보너스 혜택 제공

주문–조리–픽업 전 과정에는 디지털·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해 주문하면 주방에서 튀김·성형·기름털이·토출까지 자동화 설비가 공정을 수행해 일정한 품질로 제품을 만든다.

완성된 메뉴는 서빙 로봇이 주방에서 매장 내 무인 픽업 설비까지 이송해 보관하고, 소비자는 주문 번호를 눌러 비대면으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카운터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 과정을 한 흐름으로 설계한 것이 소싯 푸드테크의 핵심이다.

또 소싯에서 3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코인을 제공받아 매장 내 자판기에 코인을 넣어 7가지 딥앤딥 소스 가운데 한 가지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보너스 혜택이자 코인을 넣어 소스를 뽑는 과정 자체가 소싯을 기억하게 만드는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딥앤딥 소스 자판기 (교촌에프앤비 제공)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매장인 점을 고려해 소싯은 일반 카페처럼 커피 메뉴도 갖췄다. 모두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만 사용했고 특히 탭 커피는 4L 용량 케그에 미리 내려놓은 커피를 담아 마치 맥주처럼 버튼만 누르면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바쁜 점심시간에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싯 운영 안정화에 주력하며 겨울철 한정 메뉴로 다음 달 중 스프 1종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독립 브랜드로서 운영하다가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면 파일럿을 넘어서 정식 브랜드로 발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