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냉기류에 韓유통 수혜 '기대'…애국주의는 '경계'

한한령·中 내수 부진 직격탄…현지 생산 증가로 실적 모멘텀 확보
K-뷰티, 소폭 회복세로 전환…'애국주의' C-뷰티 상승세 대응 관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중국과 일본 간 냉기류가 확산하면서 국내 유통 기업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중일 갈등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사 수혜 전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애국주의(궈차오) 강화에 따른 부정적 여파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이 이른바 '한일령'(限日令)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양국 간 갈등에 따른 한국 제품 수요 증가로 공급망 확대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의 식품, 뷰티의 경우 여전히 중국이 최대 수출 지역인 데다 현지 소비 회복세에 따른 매출도 반등 전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7~10월 기준 K-푸드 수출 변동 추이에서 미국(+0.6%) 대비 중화권(중국·홍콩·대만, +7.7%)은 성장세로 라면(+62.9%), 조제품 기타(+19.4%) 등이 증가세다.

한일령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배경에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맞물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TI)에 따르면 2016년 대중국 수출액은 14억 73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 +8.3%)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17년 7.7%(13억 5900만 달러, 약 1조 9000억 원) 감소하면서 한한령 직격탄을 맞았다.

K-뷰티는 2016년을 전후로 2014년(+95.2%), 2015년(+99.2%) 이후 2016년(+33.0%)부터 하락 전환해 코로나 후인 2022년(-26.0%)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일령에 따른 일본 제품 수요 감소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식품, 뷰티 업체들은 중국 시장 회복세에 따른 실적 모멘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리온이나 농심, 삼양식품 등은 현지 공장 생산량 증대에 따른 매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경우 전체 매출 비중 40%로, 글로벌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 브랜드 9개 중 5개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농심의 경우 현지 공장 4개를 운영 중으로, 심양농심은 라면과 스낵을 생산하며 상해농심은 라면을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3억 2000만 개에 달한다. 중국법인 매출은 2023년 1893억 원에서 지난해 1605억 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1~3분기) 누적 1315억 원으로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

삼양식품도 2027년 1월 중국공장 가동을 본격화한다. 중국 매출 비중은 27~28%로, 자싱공장 생산 라인 증설을 통한 현지 수급 확대에 나선다. 특히 기존 6개에서 8개로, 투자금액도 2014억 원에서 2072억 원 증액해 최대 생산능력(CAPA)을 8억 2000만 개에서 11억 3000만 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3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중국 시장을 개척한 '원조 K-뷰티'를 비롯해 ODM사 역시 수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본 시세이도, 가오 등 뷰티 브랜드를 비롯해 C-뷰티(차이나뷰티)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고전한 K-뷰티는 올해는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화권 체질 건전화로 흑자전환에 성공해 3분기 매출은 9% 성장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은 11%(1위)까지 확대되며 실적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중일 냉기류에 따른 한국 제품 수요 증가를 예상하면서도 일각에서는 동북아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중국 애국주의(자국 브랜드 선호) 강화 기조를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C-뷰티의 경우 한한령에 이어 코로나와 애국주의 확산으로 급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스태티스타는 중국 화장품 시장 보고서를 통해 "중국 토종 브랜드인 칸스(Kans)는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98% 이상 급증했다"면서 "궈차오(애국주의) 운동이 요인"이라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이후 한국 브랜드 하락이 이어진 만큼 한일령이 장기화한다면 일본 브랜드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중국이 바닥을 찍고 소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애국주의 강화 기조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등 글로벌 브랜드 수요 감소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