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크라상, 물적분할로 투자·사업 기능 분리…"조직 효율화 포석"(종합)

파리크라상 물적분할 연내 추진…다음달 주총서 승인 후 분할 조직 1월 적용
"의사결정 효율성 강화 목적"…일부선 지주사 성격 강화에 '승계 준비' 관측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의 모습. 2023.10.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올해 안에 물적분할을 추진한다.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와 투자·사업이 한 법인에 모여 있던 기존 구조를 재정비해 의사결정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회사는 연내 주주총회를 통해 물적분할을 최종 승인하고 분할 후 조직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신설 법인의 명칭과 대표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파리크라상은 동시에 100% 자회사인 SPC의 합병 절차도 병행한다. SPC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법무·컴플라이언스·홍보 등 공통 기능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합병 후에도 기존 역할을 그대로 유지한다.

파리크라상의 이번 물적분할 결정은 회사가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파스쿠찌·피그인더가든·라그릴리아 등 다수의 외식·베이커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앞서 파리크라상은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쉐이크쉑 한국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빅바이트컴퍼니'도 설립한 바 있다.

이처럼 파리크라상은 다양한 브랜드와 해외 사업, 투자 기능이 한 법인에 혼재돼 있었다. 지주사 성격의 역할과 사업회사 역할이 뒤섞인 구조 탓에 의사결정 속도 및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물적분할을 그룹 승계 구도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파리크라상은 SPC삼립(40.66%)을 비롯해 섹타나인과 SPL 지분을 100% 보유한 사실상의 지주사로 지분은 전부 허영인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물적분할로 지주 기능이 더욱 명확해질 경우 향후 지분 이동이나 지배구조 정비가 지금보다 단순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허영인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이 주식 교환이나 현물출자 방식에 참여해 지주사 지분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두 형제가 올해 임원 인사에서 함께 승진한 점도 시장의 관심을 키운다. SPC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이번 물적 분할은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