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주가 상승한 백화점…"외국인 매출 증가 등 영향"

신세계, 11월 들어 31.4% 올라…현대·롯데도 상승세
"원화 약세로 외국인 구매력 커진 점도 영향"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1.23/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백화점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 심리가 회복된 데다 외국인 고객의 대거 유입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 구매력이 커진 점도 주효했다.

23일 유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17만 2000원이었던 신세계 주가는 21일 22만 6000원까지 올랐다. 11월 들어서만 주가가 31.4% 상승했으며 20일에는 장 중 한때 23만 5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주가는 7만 9900원에서 9만 4300원으로 올라 18.0% 상승했다. 지난 19일에는 9만 84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이 속한 롯데쇼핑 주가도 6만 4500원에서 7만 3800원으로, 14.4%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3.79% 하락하며 '검은 금요일'로 불린 21일 SK하이닉스(-9.15%)·삼성전자(-6.9%) 주가가 폭락했지만 현대백화점(+0.75%)·롯데쇼핑(+0.68%)은 오히려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급락한 국내 증시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3일 4221.87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코스피 지수는 연일 하락하며 21일 3853.26이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2025.1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백화점 업종의 선전은 최근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8로, 장기 평균치(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겨울로 갈수록 마진율이 높은 외투 등 패션 부문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또 최근 방한 외국인이 증가했고, 이들 사이에서 한국의 백화점이 '필수 쇼핑 코스'로 꼽히면서 관광객 소비가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방한 외국인 수는 526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올해 1~10월 외국인 관광소비액은 총 14조 64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었다.

최근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백화점 매출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2원으로, 다섯 달 전인 6월 24일(1359원)보다 100원 이상 올랐다.

업계는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 K-콘텐츠의 열풍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 백화점 실적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소비심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11월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매출이 상승하는 이벤트가 있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