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6년 만에 달라진 시장…日 맥주, 수입 1위 굳힌다

올해 10월 누적 6720만달러 들여와…작년 연간 수입액 추월 눈앞
엔저 효과에 공격적 마케팅까지…日 브랜드 영향력 회복세

서울 시대 한 대형마트 내 주류코너에 진열된 일본산 맥주. 2025.5.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일본 맥주가 '노재팬'(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완전히 벗고 국내 주류 시장에서 3년 연속 수입 맥주 1위 자리를 사실상 굳혔다.

2019년 노재팬 여파로 수입액이 급락했지만 일본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리 사라지면서 오히려 회복세가 확장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관세청 수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6720만 달러(약 906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일본 맥주의 연간 수입액(6745만 달러)에 사실상 육박하는 수준으로 연말까지 남은 물량을 고려하면 올해 수입액이 전년치를 넘어서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노재팬 여파로 일본 맥주 수입액은 불매운동 직후인 2019년 3976만 달러(565억 원)에서 2020년 567만 달러(81억 원)로 85% 이상 급감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거의 잃었다.

그러나 2021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반등하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불매 정서 완화뿐 아니라 엔데믹 전후로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본 관광과 더불어 일본 맥주 수요가 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 점유율을 보면 회복세는 더욱 분명하다. 일본 맥주는 2022년부터 수입 맥주 1위를 유지하며 3년 연속 정상을 확실히 굳힐 전망이다. 이미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주요 브랜드는 각자 수입사를 통해 RTD 제품, 한정판, 대용량 패키지 등 신제품을 늘리고 있으며, 편의점·마트 채널을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도 강화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일본 맥주의 빠른 복귀를 뒷받침했다. 엔저로 인해 일본산 주류의 수입단가가 낮아지면서 국내 수입사들이 물량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는 일본 맥주 기업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최근 동아시아 지역 계열사와 협업해 글로벌 걸그룹 블랙핑크를 아사히 수퍼드라이의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하며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삿포로·에비스를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 역시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SPC·팀홀튼 등에서 20년간 브랜딩을 담당한 최연미 상무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하며 브랜드 리포지셔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맥주 수입단가 부담이 크게 줄었고 유통사들도 안정적인 물량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며 "최근 일본사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