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정부 지원 절실…100만 가맹점 목표"[인터뷰]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당선인…자담치킨 창업주
"윤리위 출범 최우선…가맹사업법 개정, 필요하면 받아들여야"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한국 브랜드의 100만 개 가맹점을 해외에 만들어보자'는목표를 세웠습니다."
내년부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으로 3년 임기를 시작하는 나명석 자담치킨(㈜웰빙푸드) 회장은 지난 18일 뉴스1과 만나 회원사들이 해외 진출 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나 회장은 최근 K-푸드의 글로벌 열풍으로 현지에서 수요가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마중물이 될 만큼만 도와주면 나머지는 우리 업계가 이끌고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평소 가맹점과 상생을 강조하는 나 회장은 임기 첫 과제로 협회 산하 윤리위원회 출범을 꼽았다. 프랜차이즈 본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진행하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한편 배달 수수료 문제로 촉발된 배달앱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데이터 독점' 역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가맹점주 보호를 강화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경우 "필요하면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불필요한 규제로 '예상 매출액 산정'을 언급하며 철폐 입장을 지지했다.
다음은 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평소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을 소신으로 삼고 계시는데 가맹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가맹점 사장님들은 전 재산이 걸린 거고 생계 문제다. 본사와 어떤 갈등이 벌어지면 사소한 것 하나도 신경 쓰여서 장사에 집중을 못 하신다. 특히 오픈 초기에 제일 갈등이 많이 생기는데 우리는 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다 해드린다. 작은 것 하나 본사가 안 해줘서 서로 갈등을 만들면 누가 이득이 있겠나. 그래서 우리는 15년 동안 공정위에 불려 가거나 경고받은 적이 일절 없다.
-가맹점과 잡음이 없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결국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니까.
▶프랜차이즈 사업은 공적인 기능이 분명히 있다. 본사가 무게를 잘 잡아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나눔의 사업'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가맹점도 중요하지만, 본사와 협력업체 관계도 중요하고 소비자도 중요하다. 4개 주체가 적절하게 이익을 나눠야 한다.
-공정위가 최근 배달의민족 심사보고서를 냈는데 자사 배달 방식을 우선 선택하게 만드는 것을 문제 삼았다.
▶자사 우대, 그리고 최혜 대우 요구한 것이 법을 어긴 것이다. 배민을 공정위에 고발할 때 우리나라 10대 로펌이 배민과 다 거래해서 로펌 잡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전략적으로 고발하지 않았다. 3곳을 동시에 고발하면 공정위 조사관이 세 군데로 분산돼서 깊이 있는 조사를 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어차피 결과는 똑같이 적용된다.
-배민과 추가로 대화를 나눌 계획이 있는지.
▶이미 여러 차례 만났는데 모든 결정은 독일에서 하니까 이분들이 우리에게 해 줄 답이 없었다. 대화가 진전이 안 돼서 결국 고발했던 거고 지금은 소통이 없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데이터 공유다. 배달앱을 통해서 주문하는데 어떤 고객이 단골인지 그 데이터를 저희한테 공유하지 않는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본사에 불리한 내용이 많은데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협회에서 수시로 국회나 정부에 가서 입장을 설명했으면 입법 과정에서 업계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반영됐을 텐데 너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대신 단체교섭권은 시행령에서 가맹점주단체 결성 조건에 전체 가맹점의 일정 비율 이상을 넣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 같다.
가맹사업법만 있는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진흥법도 있으니 잘 살려서 프랜차이즈 산업이 자꾸 침체되지 않게 해야 한다. 본사도 투자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계약해지 시 위약금이 존재하는 건데 그런 부분을 잘 반영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도 저희만큼 잘 되는 곳도 많지 않고 사정이 어려운 곳이 90% 이상인데 과도하게 부담을 주면 장기적 비전을 보고 성장하기 어렵다.
-기자간담회 때 프랜차이즈산업이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말씀하셨는데, 국민들한테 사랑받으려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신뢰를 회복해야 하니까 내년에 (협회장으로) 일을 하게 되면 윤리경영 인증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인증 교육을 하고 교육을 수료하신 분들은 윤리경영 인증 마크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1~2월 중에 출범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비양심적인 프랜차이즈가 있다면 협회 내부에서 자정 작용도 필요할 것 같다. 제명 조치라든가.
▶그것도 준비하고 있다.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있을 때 (협회 산하) 상생위원회가 중재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본사를 협회가 직접 제재하기 어려워도 조정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정위원들은 10여 명으로 구성될 거고 외부 인사 추천을 받아야 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2~3월 안에는 다 구성하려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많더라. 최근 인도네시아 세계프랜차이즈협회 총회가 있었는데 소회가 어땠는지.
▶자카르타의 큰 쇼핑몰을 갔는데 의외로 일본 브랜드가 엄청 많더라. 어떤 몰에만 별도의 200~300평 공간을 만들어서 40~50개 브랜드가 들어가 있더라. 물류도 집단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쉽다. 그걸 보고 많이 느꼈다. '한국 브랜드의 100만 개 가맹점을 해외에 한 번 만들어보자' 목표를 세웠다.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하라고 하지 말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정부와 지속적으로 얘기해 보려고 한다. 중기부나 산자부도 좋지만,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이 해외 쇼핑몰에 투자해서 한국 브랜드를 우선으로 입점시키면 그게 마중물이 돼서 다른 지역에도 진출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다. 정부가 마중물이 될 만큼만 도와주면 나머지는 우리 업계가 이끌고 가면 된다.
-차이나타운처럼 코리아타운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인도네시아 여성부 장관 예정인 분과 한번 식사를 했는데 한국 떡볶이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더라. 작년 멕시코 세계 프랜차이즈 총회는 남미 쪽에서 많이 왔는데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 '왜 한국 브랜드가 안 들어오냐'면서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 한글로 간판만 써놓으면 뭐가 들어와도 대박일 거라고 한다.
-정부 지원도 좋지만, 규제도 풀어야 할 것이 있다면.
▶예상 매출액 산정을 정해놓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예상 매출액을 얘기하는 순간 형사사건이 된다고 한다. 사람(점주)에 따라서, 상권 위치에 따라서 매출액이 천차만별인데 어떻게 확신하고 얘기할 수 있나. 본사가 점쟁이가 되라는 것이다. 인근 매장의 매출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고 '이런 환경이니까 본인이 판단하면 된다'고 점주한테 얘기해야지 '얼마나 팔릴 것'이라고 말하는 건 문제를 자꾸 만들어낸다.
규제에 해당하는 건 다 아쉽지만, 또 가맹점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본사도 상생을 위해서 우리 좋은 것만 할 수 없다. 하지만 예상 매출액은 서로에게 도움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단체교섭권도 본사가 말을 안 들어줘서 가맹점도 답답하니까 그런 법까지 생긴 건데 합리적인 선에서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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