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정부 지원 절실…100만 가맹점 목표"[인터뷰]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당선인…자담치킨 창업주
"윤리위 출범 최우선…가맹사업법 개정, 필요하면 받아들여야"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당선인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자담치킨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한국 브랜드의 100만 개 가맹점을 해외에 만들어보자'는목표를 세웠습니다."

내년부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으로 3년 임기를 시작하는 나명석 자담치킨(㈜웰빙푸드) 회장은 지난 18일 뉴스1과 만나 회원사들이 해외 진출 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나 회장은 최근 K-푸드의 글로벌 열풍으로 현지에서 수요가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마중물이 될 만큼만 도와주면 나머지는 우리 업계가 이끌고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평소 가맹점과 상생을 강조하는 나 회장은 임기 첫 과제로 협회 산하 윤리위원회 출범을 꼽았다. 프랜차이즈 본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진행하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한편 배달 수수료 문제로 촉발된 배달앱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데이터 독점' 역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가맹점주 보호를 강화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경우 "필요하면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불필요한 규제로 '예상 매출액 산정'을 언급하며 철폐 입장을 지지했다.

다음은 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평소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을 소신으로 삼고 계시는데 가맹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가맹점 사장님들은 전 재산이 걸린 거고 생계 문제다. 본사와 어떤 갈등이 벌어지면 사소한 것 하나도 신경 쓰여서 장사에 집중을 못 하신다. 특히 오픈 초기에 제일 갈등이 많이 생기는데 우리는 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다 해드린다. 작은 것 하나 본사가 안 해줘서 서로 갈등을 만들면 누가 이득이 있겠나. 그래서 우리는 15년 동안 공정위에 불려 가거나 경고받은 적이 일절 없다.

-가맹점과 잡음이 없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결국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니까.

▶프랜차이즈 사업은 공적인 기능이 분명히 있다. 본사가 무게를 잘 잡아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나눔의 사업'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가맹점도 중요하지만, 본사와 협력업체 관계도 중요하고 소비자도 중요하다. 4개 주체가 적절하게 이익을 나눠야 한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당선인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자담치킨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공정위가 최근 배달의민족 심사보고서를 냈는데 자사 배달 방식을 우선 선택하게 만드는 것을 문제 삼았다.

▶자사 우대, 그리고 최혜 대우 요구한 것이 법을 어긴 것이다. 배민을 공정위에 고발할 때 우리나라 10대 로펌이 배민과 다 거래해서 로펌 잡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전략적으로 고발하지 않았다. 3곳을 동시에 고발하면 공정위 조사관이 세 군데로 분산돼서 깊이 있는 조사를 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어차피 결과는 똑같이 적용된다.

-배민과 추가로 대화를 나눌 계획이 있는지.

▶이미 여러 차례 만났는데 모든 결정은 독일에서 하니까 이분들이 우리에게 해 줄 답이 없었다. 대화가 진전이 안 돼서 결국 고발했던 거고 지금은 소통이 없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데이터 공유다. 배달앱을 통해서 주문하는데 어떤 고객이 단골인지 그 데이터를 저희한테 공유하지 않는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본사에 불리한 내용이 많은데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협회에서 수시로 국회나 정부에 가서 입장을 설명했으면 입법 과정에서 업계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반영됐을 텐데 너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대신 단체교섭권은 시행령에서 가맹점주단체 결성 조건에 전체 가맹점의 일정 비율 이상을 넣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 같다.

가맹사업법만 있는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진흥법도 있으니 잘 살려서 프랜차이즈 산업이 자꾸 침체되지 않게 해야 한다. 본사도 투자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계약해지 시 위약금이 존재하는 건데 그런 부분을 잘 반영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도 저희만큼 잘 되는 곳도 많지 않고 사정이 어려운 곳이 90% 이상인데 과도하게 부담을 주면 장기적 비전을 보고 성장하기 어렵다.

-기자간담회 때 프랜차이즈산업이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말씀하셨는데, 국민들한테 사랑받으려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신뢰를 회복해야 하니까 내년에 (협회장으로) 일을 하게 되면 윤리경영 인증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인증 교육을 하고 교육을 수료하신 분들은 윤리경영 인증 마크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1~2월 중에 출범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당선인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자담치킨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1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실제로 비양심적인 프랜차이즈가 있다면 협회 내부에서 자정 작용도 필요할 것 같다. 제명 조치라든가.

▶그것도 준비하고 있다.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있을 때 (협회 산하) 상생위원회가 중재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본사를 협회가 직접 제재하기 어려워도 조정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정위원들은 10여 명으로 구성될 거고 외부 인사 추천을 받아야 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2~3월 안에는 다 구성하려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많더라. 최근 인도네시아 세계프랜차이즈협회 총회가 있었는데 소회가 어땠는지.

▶자카르타의 큰 쇼핑몰을 갔는데 의외로 일본 브랜드가 엄청 많더라. 어떤 몰에만 별도의 200~300평 공간을 만들어서 40~50개 브랜드가 들어가 있더라. 물류도 집단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쉽다. 그걸 보고 많이 느꼈다. '한국 브랜드의 100만 개 가맹점을 해외에 한 번 만들어보자' 목표를 세웠다.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하라고 하지 말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정부와 지속적으로 얘기해 보려고 한다. 중기부나 산자부도 좋지만,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이 해외 쇼핑몰에 투자해서 한국 브랜드를 우선으로 입점시키면 그게 마중물이 돼서 다른 지역에도 진출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다. 정부가 마중물이 될 만큼만 도와주면 나머지는 우리 업계가 이끌고 가면 된다.

-차이나타운처럼 코리아타운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인도네시아 여성부 장관 예정인 분과 한번 식사를 했는데 한국 떡볶이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더라. 작년 멕시코 세계 프랜차이즈 총회는 남미 쪽에서 많이 왔는데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 '왜 한국 브랜드가 안 들어오냐'면서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 한글로 간판만 써놓으면 뭐가 들어와도 대박일 거라고 한다.

-정부 지원도 좋지만, 규제도 풀어야 할 것이 있다면.

▶예상 매출액 산정을 정해놓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예상 매출액을 얘기하는 순간 형사사건이 된다고 한다. 사람(점주)에 따라서, 상권 위치에 따라서 매출액이 천차만별인데 어떻게 확신하고 얘기할 수 있나. 본사가 점쟁이가 되라는 것이다. 인근 매장의 매출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고 '이런 환경이니까 본인이 판단하면 된다'고 점주한테 얘기해야지 '얼마나 팔릴 것'이라고 말하는 건 문제를 자꾸 만들어낸다.

규제에 해당하는 건 다 아쉽지만, 또 가맹점 입장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본사도 상생을 위해서 우리 좋은 것만 할 수 없다. 하지만 예상 매출액은 서로에게 도움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단체교섭권도 본사가 말을 안 들어줘서 가맹점도 답답하니까 그런 법까지 생긴 건데 합리적인 선에서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