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로 인지도 높인 '39살' 투다리…북미 진출로 새 도약

전 점포 메뉴 서산 공장서 생산…대기업과 주요 마트 납품·시판
대대적 리뉴얼로 이미지 탈피 시도…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

(투다리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1987년 꼬치구이 주점으로 시작해 올해 창립 39주년을 맞은 국내 1세대 프랜차이즈 브랜드 투다리가 종합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중국·태국에 이어 캐나다를 교두보로 북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투다리는 '맛과 기술로 세계를 잇다'는 비전과 지난 39년간 쌓아온 외식 운영 노하우를 내세우며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육류 꼬치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생산…서산 공장 현장 가보니

19일 오전 취재진이 방문한 충남 서산 투다리 식품공장(㈜그린식품)에서는 꼬치와 어묵, 완자, 김치우동 등 투다리의 대표 메뉴를 포함한 다양한 식품류가 생산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생산라인이 자동화로 구성됐지만 육류 꼬치 제품만 유일하게 직원들의 수작업으로 일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자동화를 시도해 봤지만, 육류는 정형화돼 있지 않아서 기계로 만들면 고기가 삐뚤어지는 등 불량률이 높았다"며 "20년 이상 오래 근무한 분들은 한 시간에 170~200개씩 만드시는데 전체 월평균 생산량은 약 2만 꼬치 정도"라고 밝혔다.

수작업으로 꼬치를 만들고 있는 서산공장 직원들 (투다리 제공)

투다리는 전 점포에서 판매되는 제품 품질의 획일화를 위해 1989년 서산공장을 설립하고 점차 증설해 현재 3개 라인으로 가동하고 있다. 1공장은 꼬치와 어묵 등 대표 메뉴를 생산하고 2공장은 갈비탕·추어탕 등 탕과 국류 중심의 라인으로 협력업체 납품용 레토르트 제품을 주로 제조한다. 3공장은 김치와 우거지 등 김치류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장이다.

서산공장에서 제조된 레토르트 식품들은 대상 청정원과 LF푸드 한반 등 대기업 브랜드로 판매되거나 투다리 브랜드로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GS25 편의점 등 주요 채널을 통해 시판되고 있다. 어묵 제품의 경우 우리나라 육군에도 납품되고 있다.

'어르신들의 주점'이었던 투다리…이수지 발탁하며 MZ세대 접점 넓혀

과거 9~10평 규모의 '꼬치구이' 소형 매장 위주였던 투다리는 최근 외식 문화가 급변함에 따라 30~40평 이상 대형 신규 매장을 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 아늑한 주점에서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외식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이문규 투다리 총괄본부장(이사)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맛의 일관도나 품질은 충분히 좋았지만 시대가 워낙 급변하고 있고 브랜드가 많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과감한 인테리어 변신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2020~2021년도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했다"며 "현재 전국 1300개 매장 중 새로운 인테리어 모델은 250개 매장에 적용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개그우먼 이수지를 모델로 발탁, 전방위적인 광고 홍보에 나선 것도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한 행보의 일환이다. 투다리는 이 밖에도 SNS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MZ세대에게 소구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실제로 이수지가 브랜드 얼굴이 된 후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가맹점주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데 '이수지 광고를 봤다', '친근한 분위기인 것 같다'는 말이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문규 투다리 총괄본부장(투다리 제공)
중국엔 이미 100여개 매장…캐나다서 MF 계약 체결로 글로벌 시장 도전 가속

투다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식품 제조 부문 R&D(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함께 해외 시장 맞춤형 신제품 개발 및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투다리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나갈 예정이다.

1996년 중국과 수교가 이뤄진 직후 곧바로 '토대력'(土大力)이라는 상호로 중국에 진출한 투다리는 현재 13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한식 레스토랑 업계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태국에서도 현지법인을 통해 즉석떡볶이 등 현지화한 분식을 주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현지법인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 내년 상반기에 밴쿠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꼬치 등 육류는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데 한계가 따르지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투다리 브랜드로 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제한이 없다"며 "글로벌 표준을 만들기 위해 국가별로 생산 공장 협업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지 한인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투다리는 캐나다에서 한국의 주력 메뉴를 선보이면서 순차적으로 현지화 메뉴를 추가, 시장 분석을 토대로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할 계획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