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3' 삼양식품 '불기둥'…농심·오뚜기, 해외 매출 '선방'(종합)

삼양식품, 3분기 매출 44%·영업익 50% 증가…역대 최대 분기 매출
농심, 가격원복 효과로 영업익 44.6% 늘어…오뚜기, 해외 7.2%↑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관광객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2024.5.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배지윤 기자 = 라면업계 빅3인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가 내수와 해외 실적 비중에 따른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320억 원, 영업이익 130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7분기 연속 분기 최대 매출이다.

3분기 연속으로 2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누적 영업이익(3849억 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3446억 원)을 넘어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탄탄한 글로벌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공장증설과 전략적 관세 대응을 통해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수출 실적이 견인했다.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510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역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2024년부터 매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81%까지 확대됐다.

수출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1억 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의 매출은 56% 성장한 9억 5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밀양2공장 가동과 미국 상호관세에의 선제적 대응이 주효했다. 삼양식품은 증대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해외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하며 관세 여파를 최소화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호조세와 전략적 관세 대응,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관세 등 불확실성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고 밀양2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 수출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 농심과 넷플릭스가 협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페셜 제품이 진열돼 있다. 2025.8.3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농심 역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712억 원, 영업이익은 5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44.6% 증가한 수치다.

농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가격 인하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농심은 2023년 7월 신라면·새우깡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2024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4.4%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가격을 인하 전 수준으로 환원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가격 정상화 이전인 2023년 3분기(557억 원, 영업이익률 6.5%)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매출의 경우 해외법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3분기 해외 매출은 3442억 원으로 중국, 일본, 호주 등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과 신규법인(유럽)의 매출 발생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3% 증가했다.

농심 측은 "북미 지역의 경우, 9월부터 현지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컬래버 효과 등으로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뚜기도 올해 3분기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다. 다만 해외 매출은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오뚜기는 연결 기준 매출액은 5.7% 증가한 9555억 원, 영업이익은 12.9% 감소한 55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해외 매출은 9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해 전체 매출 비중은 10.5%로 0.2%p 상승했다.

오뚜기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79억 원으로 20.4% 감소했다. 순이익은 993억 원으로 27.8% 감소했다. 환율 및 원료 원가 상승과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누적 매출액은 2조 7783억 원으로 5.0% 증가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2961억 원으로 14.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비중은 10.7%(+0.9%p)로 확대됐다.

올해 계속되는 원가 부담과 판관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만두·피자·냉장면 등 국내 냉장·냉동 제품군의 견조한 성장과 해외 매출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원가 부담과 판관비 증가로 이익 측면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냉장·냉동 제품군의 견조한 성장과 해외 매출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OVN)·미국(OA) 등 해외 거점 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보이며 중장기 매출 구조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