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지갑 닫는 외식"…'진화한 집밥' 소비 늘었다

외식 이용 금액…지난해 22.1% ↑ → 올해 0.6% ↓
잘파세대, 외식 대신할 간편식·밀키트 이용 1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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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올해 외식 물가 지수가 3.2% 증가해 전체 소비자 물가 지수 증가율인 2%를 웃돌자 집에서 외식의 만족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외식비 소비 지출 전망 지수는 94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지출을 더 줄이려는 보수적 전망을 이어갔다. 이는 올해 분기별 소비 지출 전망 지수가 꾸준히 100을 상회해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상반된 결과다.

17일 롯데멤버스가 롯데 유통 7개사 이용 고객 약 1700만 명의 올해 1~9월 엘포인트 구매 데이터와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 SNS 플랫폼 데이터를 결합 분석한 '2025 엘포인트 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불황형 소비'이며 대표적인 사례는 '홈쿡'이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22.1%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엘포인트 테넌트·음식점(외식) 이용 금액은 올해엔 전년 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SNS 분석 결과 역시 '집밥', '식비 가계부', '식비 절약' 등 외식비 부담 관련 키워드 언급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간편식·밀키트 이용률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는데, 비용 부담이 큰 외식 메뉴일수록 이용률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는 간편식·밀키트 이용 고객이 각각 13.5%, 26.6% 하락했다.

반면 외식 대표 메뉴인 탕수육은 이용 고객이 86.5% 증가했으며, 특히 10~20대 잘파(Zalpha, Z+alpha)세대와 30대 밀레니얼세대에서 각각 160.9%, 103.5% 늘었다.

이는 외식 전문점의 맛과 분위기를 집에서 편리하게 즐기려는 '홈슐랭' 트렌드가 가성비와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간편식·밀키트 전체 이용 고객 대비 세대별 증감률을 살펴보면, 잘파세대는 전반적인 이용률이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탕수육 외에도 불고기(29.9%p), 스테이크(28.9%p) 등 외식 느낌을 낼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X세대(40대)는 비교적 건강한 메뉴인 쌀국수(5.1%p), 삼계탕(1.7%p), 베이비붐세대(50·60대)는 갈비탕(23.3%p), 짜장면(5.8%p) 등의 이용률이 증가했다.

박영택 롯데멤버스 데이터인사이트팀 팀장은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갑을 닫는 것을 넘어 더욱 현명하고 전략적인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며 "불황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홈쿡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개인의 만족과 효율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