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내수 회복 '긴 터널'…쿠팡·다이소·이마트 쏠림화
소비 심리 위축으로 불황형 소비 확산…초저가 수요 강세
실속형 소비층 3040→5060 확대…가성비 유통 채널 매출↑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더딘 내수 회복세에 따른 불황 소비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수요 쏠림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가성비를 넘어선 가치소비나 품질 중심의 실속형 소비에 무게를 두는 소비 패턴이 고착하면서 이를 대표하는 유통 채널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100)로 지난해 대비 2.4% 상승했다. 2024년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으로, 1월(2.2%) 이후 8월(1.7%)엔 다소 주춤했지만 또다시 2%대의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SI) 역시 1차 소비쿠폰 지급 이후인 7월(110.8), 8월(111.4) 반짝 반등하는 모습이었지만 10월(109.8)엔 다시 하락 전환했다.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초저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앱 분석 데이터 플랫폼 와이즈앱 리테일에 따르면 쿠팡은 10월 종합몰 순위 집계에서 3416만 명(1위)으로, 올해 1월(2983만 명) 대비 14.51%나 증가했다.
특히 쿠팡의 비중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모바일인덱스 올해 상반기 기준 온라인쇼핑 업종 거래액(카드결제 금액 점유율) 비중이 64%(전년 대비 10.34% 증가)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쿠팡 이용자 분석에 따르면 올해(1월~7월) 30·40대의 순 결제추정금액 비율은 54.8%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 새와 비교해 30대(+6.2%)의 증가가 두드러진 가운데 50·60대의 결제도 5.4%나 증가했다.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전연령층으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직매입 확대에 따른 초저가 전략으로 이용자 증가로 쿠팡은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쿠팡Inc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매출은 36조 3094억 원으로, 최대 연 매출 기록이 예상된다.
불황형 소비 채널로 급부상한 다이소의 경우도 올해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다이소 역시 이용자 수와 객단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월간 이용자 수는 100만 명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 기준 283만 명으로 183.00% 증가했다. 객단가에서도 동일 기준 1만 5900원에서 1만 8500원으로 16.35% 늘었다. 재구율에선 2024년 49.13%에서 올해는 50.83%로 증가해 다이소 이용자의 만족도에 따른 재이용도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월간 카드 결제 금액 추이에서도 다이소(+56.25%)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매출 역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다이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조 4605억 원으로 3조 원 돌파한 가운데 지난해 3조 9689억 원으로 1년 새 14.7%나 증가하며 4조 원 시대를 예고했다.
다이소 측은 "매출은 지속해서 성장세로, 올해도 분위기가 좋다"면서 "가성비, 가심비 제품 선호에 따른 품질력 향상으로 브랜딩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고객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이소는 오프라인 하락 속에서도 올해 출점을 확대하며 지난해 1519개점에서 1576개점으로 늘었다. 금액대별 상품 비중도 1000원 미만은 52%로 가장 많이 늘렸으며 2000원 미만(25%) 제품 수는 77%에 달한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0%(3분기 기준 41.8%)가 넘는다.
이마트도 초저가 대응 전략의 수혜 채널 중 하나다. 이마트는 '가격 파괴' 정책을 중심으로 '초저가 오프라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개선과 가격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면서 대형마트업계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모객을 늘렸다.
특히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3분기 매출 1조 4억 원)의 선방이나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한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전환이 주효했다. 실제로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 후 9월 말까지 매출 추이에서 일산점(+66%), 동탄점(+18%), 경산점(+21%) 등 일제히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일반 할인점 대비 적은 상품 수(SKU)를 대단량으로 매입해 매입 비용을 낮추는 전략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대용량·가성비 중심의 상품 확대로 고객이 크게 늘면서 올해 누계(1~10월) 전 지점 매출이 8.1%나 증가했다.
이 같은 가격 파괴 정책으로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황 속에서도 올해 1분기(+238.2%), 2분기(216억 원), 3분기(+35.6%)까지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4분기 역시 긍정적 전망이다. 10월 매출 추이에서 할인점은 15.6%, 트레이더스 19.2%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업경쟁력 강화 추진 일환으로 불황형 소비, 가성비 심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경쟁력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이마트의 경우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을 통해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면서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온라인에서 가장 저렴한 채널로 인식돼 있으며 다이소는 생활용품, 이마트는 식품 등에서 가격경쟁력 우위에 있는 채널로 꼽힌다"면서 "불황 속 합리적인 소비가 가성비로 고착하면서 초저가 채널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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